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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지혜, 채근담
쑨하오 편저, 이성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나물의 뿌리 이야기? 채근담! 나물의 뿌리가 맛이 어떨까? 씁쓸하겠지. 채근담은 명나라의 홍응명이 지은 책이라고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혹은 세상의 도리를 알려주기 위해 지어졌으며 지금까지 상황을 통찰하고 세상만사의 근본이치를 가르쳐 주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의 고사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글을 읽고 해석한 책을 읽을 때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 책은 고전의 일화와 현대의 일화 우리가 자주 접하던 혹은 처음 접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선인들의 일화를 각 구절 별로 저자의 설명이 같이 어우러져 있어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한 번에 모두 읽어도 좋을 것 같고 목차를 보고 지금 잘 풀리지 않는 일이나 고민이 있을 때 구절 별로 한 번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을 뒤적거리며 읽다가 저는 책에 음료를 쏟기까지 했는데 그 부분에 이런 말이 있었네요.
글은 소박할 때 진취적이며, 도는 진정할 때 이루어진다. Page 310
저자는 이 부분에 일화 소개로 음치를 들고 나옵니다. 혼신을 다해 노래하는 음치 그러나 그 속에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 보다는 그를 바라보고 같이 즐거워하며 분위기를 바꾸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적절한 예시인지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글 자체의 의미를 저는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세련된 것은 가식적인 것이 가미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멋있다는 것은 그 멋을 규정하는 자신 만의 틀을 가지고 있는 것 이구요. 때로는 멋지고 세련된 복장보다 투박하고 흐트러진 모습이 더 관심을 끌 때처럼 도를 이루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격식과 멋을 차리는 것 보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마음을 담아 써 내려가는 것이 의미 전달에 문제가 없다면 그 것이 더 마음에 와 닿는 글이 아닐까 하네요.
많은 글들이 있어서 어떤 것이 제게 필요할까? 생각을 해보게 되는 데요. 지금 딱 눈을 감고 몇 가지를 생각해 보면 한가할 때 일수록 자신을 가다듬고 정진해야 한다는 구절과, 은혜를 베풀고 대가를 바라지 말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왜 그럴까요? 네 맞습니다. 제가 잘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가할 때일수록 더 늘어지고 퍼져 있으며 먹고 자는 것에 익숙한 삶을 살기 일 수 이고,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주면 생색을 내다가 오히려 도움을 주고도 행복해 하지 못하고 투덜거리는 제 자신을 보게 되거든요.
이런 고전의 명언들을 읽다보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그런 모습이 인간적이라고 둘러대기에도 미안할 만큼 자주 보는 글들입니다. 나물의 뿌리가 되는 글들 즉 사물의 근간이 되고 먹으려면 씁쓸하지만 몸에는 아주 좋은 그런 나물 같은 글들입니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것은 사람마다 각자의 몫이겠지만 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실천한다면 아마도 머리아픈 세상에 자신만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