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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 인생이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2년 11월
평점 :

난 왜 '즐거운 사라' 필화 사건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 이름은 다 알고 있는
마광수 작가의 존재를 투명인간 취급했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으며 들었다.
그저 끝나지 않는 어른들의 성장 소설이라고 여겼는데.. 이건 잘 모르겠다.
어디 검색해보니 '돌아온 탕아'라고 표현되어 있었다.
책을 받고 하룻밤에 다 읽어 버렸지만
책을 밀어뒀고.. 서평을 쓰는 지금 다시 열어보기가 어렵다.
줄거리 없이 일상적 사건들을 나열하면서 냉소적인 연애를 포함했다고 한다.
예전에 최인호작가의 소설을 하나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의 이상향의 여성상은 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의 주인공 로라(오로라의 로라다.. )도 속이 비칠듯 백색의 피부가 가장 크게 부각이 되고
한공간 속의 모든 남자와 관계를 가지며, 그런 행위를 대지를 품은 마리아같은 이미지로 인식되게 한다.
특이하게 이 소설의 로라는 손톱을 10cm쯤 기르고 온몸에 피어싱을 하고 있다.
남자 주인공은 흰피부와 손톱과 피어싱을 탐닉한다.
별것도 아닌 인생이
이렇게 힘들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사랑이
이렇게 어려울 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돈이
이렇게 안 벌릴 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섹스가
이렇게 복잡할 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시가
이렇게 수다스러울 수가 없네
별것도 아닌 똥이
이렇게 안 나올 수가 없네 - 마광수
소설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으로 인해서 생긴 피해의식과 자기검열 의식을
나는 이번 작품 <별것도 아닌 인생이>를 통해 극복하고 싶었다. - 작가의 말
굳이 이렇게 안내해 주지 않았어도 내가 즐거운 사라를 읽어보지 않았어도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작가가 문학판에 어떤 불평 불만을 이야기 하는지 잘 보인다.
극복이라고는 보기 어려웠다.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칼질을 해대는 주류에 가래침을 뱉어내는걸 보는 기분이었다.
난 김영하작가처럼 좀 더 세련되기를 바랬고..
그런 생각을 하는 나도 인식하지 못한 도덕적 관점에 갇혀 보려고도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잘 포장된것처럼 따뜻한 시선을 받고 싶은 내게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세계를 보여주었다.
모르겠다. 나이가 좀 더 들거나 마음이 달라지거나 모든걸 인정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다시 한번 볼 수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