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다락방 타자기
피터 애커먼 지음, 맥스 달튼 그림, 박지예 옮김 / 더블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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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것들, 잊혀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꿈꾸는 다락방 타자기> 속의 타자기처럼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쓰임을 다하다가 새롭고 편리한 다른 기계의 출연으로 자신의 자리를 소리없이 내어주는 수많은 물건들에 대해.

거리 곳곳에 세워져있던 공중전화 부스도,
입학식, 졸업식에 빠지지 않고 들고 가던
필름 카메라도 펄의 타자기처럼 거리를 장식하는 조형물이, 서랍 한구석을 차지하는 낡은 물건이 되어 조용히 먼지 이불을 덮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일까요?
아날로그 감성을 잊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다시 조금씩 잊혀가는 물건들이 먼지를 탁탁 털고 세상 밖으로 한발한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펄이 쓰던 타자기는 그녀의 딸 페넬로페에게로 전해지고 그녀의 곁에 늘 함께였던 타자기는 컴퓨터가 대신해 다락방에서 외롭게 보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그녀의 아들 파블로를 위해 다시 빛을 보게 됩니다.

오래된 물건에 켜켜이 쌓인 것은 먼지뿐만이 아니죠. 세월의 흔적만큼 많은 추억이 쌓여있습니다.
다시 꺼낸 타자기로 펄과 페넬로페, 그리고 파블로까지 3대가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쓰임을 다한 오래된 물건이 전해주는 수많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또다른 세상이 있었다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미니멀 라이프 시대에 가끔은 소중한 추억이 녹아있는 오래된 물건 하나쯤은 버리지 않고 간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나이 들어 쓸모없는 사람이 아닌 많은 기억과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멋진 이야기꾼이 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귀찮은 존재만으로 인식되지는 않을거라 믿습니다.

타닥타닥 두드리면 시끄럽게만 여겨졌던
타자기의 소리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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