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다, 살다, 웃다 - 인생이 확실히 꼬여버린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믿음의 내공
김지찬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지찬 교수님의 설교집 <믿다, 살다, 웃다> 서평

- 십자가교회 강산목사

 

일반대학을 다니다가, 하나님의 강권적인 부르심으로 신학교에 입학 한 후, 특별하고 소중했던 시간은 가장 먼저 모든 수업을 시작할 때, 교수님들이 기도해 주시던 시간이었다. 모든 시작과 끝에서 간결하지만 진실하고 또 간절한 그 기도들은 우리가 단순히 지식을 쌓기 위해서 이곳에 모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주인 되신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 아니 더 깊게 만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사실 그보다 더 특별하고 소중했던 시간은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진행되는 채플이었는데, 특히 대학원 시절에 교수님들께서 해 주시던 설교가 아주 감동적이었다. 일부 학생들은 단순히 학점 때문에 그 자리에 앉아 있기도 했으나 나는 그 시간에 말씀을 깊게 풀어서 전달해 주시던 교수님들의 짧은 설교들이 참으로 오래 기억에 남았고 또 은혜가 넘쳤다.

 

그러다가 최근에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이 생각나는 한 권의 설교집을 만났는데 바로 존경하는 김지찬 교수님의 설교집 <믿다, 살다, 웃다>이다. 3부의 구성으로 10편의 설교가 담긴 이 작은 책에서 김지찬 교수님은 설교자로서의 진면목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한 편씩 읽어 가면서 좋았던 점은 첫째로 설교의 시작이었다. 무작정 성경을 설명하고 원어를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잔잔하게 질문을 던지고 우리 옆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솔직하고도 무게감 있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었다. 마치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씨앗이 뿌려지기 전에 그 씨앗이 뿌려질 땅에 대한 공감과 배려였고 그렇게 마음의 밭을 깊게 파서 엎어 놓은 다음에 하나님의 말씀을 담아내고 있었다. 또한 두 번째로 설교가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진솔하다는 것이다. 보통 교수님들의 설교가 직설적이고 일방적인 경우가 많은데 김지찬 교수님의 설교들은 누구나 그 안에 금방 공감해 들어갈 수 있는 부드럽고도 친밀한 표현과 묘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김지찬 교수님의 설교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용과 성경을 아우르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교수님의 폭넓은 독서의 지경과 사고의 지경에서 오는 유익일 것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첫 번째로 개인적일 수도 있지만 설교 본문으로 잡은 성경에 대한 조금 더 깊은 천착이 없었던 것 같다. 그 흐름을 잘 잡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문의 깊이를 파 올리는 것도 중요한데 아무래도 청중의 눈높이에 맞추다 보니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두 번째로는 폭넓은 인용과 주제의 연결을 펼치다 보니 이따금 이 설교가 가진 더 본문 중심적인 주제에서 이탈하거나 비약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예를 들어 194페이지에서 눈에 대한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는 마태복음 20장의 설교내용이 전개되다가 갑작스럽게 자크 데리다의 눈의 본질은 보는 것이 아니다. 눈의 본질은 눈물이다라는 인용은 개인적으로 크게 동감이 되지 않는 비약으로 보였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가장 큰 아쉬움은 설교 마지막의 임팩트가 거의 모든 설교에서 다 약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적용의 부재로도 이어졌다.

 

21살 때부터 설교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거의 26년간 거의 매일 설교를 준비하고 다양한 강단에서 설교를 해온 한 사람으로서, 좋은 설교에 대한 갈망은 죽는 날까지 이어지는 사명이다. 하지만 책을 덮으며 스스로에게 물어 보게 된다. 무엇이 좋은 설교인가? 단순히 청중들이 잘 이해하고 또 좋았다고 말하는 것이 좋은 설교는 아닐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의 가장 깊은 진리를 파서 우리의 삶이라는 현실에 가장 진중하게 담아내어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제적인 삶을 변화시키는 생명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은 설교가 아닐까 생각한다. 김지찬 교수님의 책 제목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바르게 선포되고 또한 열매를 맺음으로서 이 땅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진정한 믿음으로 믿고, 아름다운 삶으로 살아내며, 진정한 기쁨으로 웃어보기를 소망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