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쥐의 꽃신 단비어린이 문학
염연화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팥쥐의 꽃신 》

우리가 알고 있는 콩쥐 팥쥐 이야기는 콩쥐를 중심으로 착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순종하는 캐릭터로 마지막에는 복을 받아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로 끝맺음을 한다. 물론 콩쥐는 새어머니와 함께 콩쥐를 구박하고 괴롭혀서 벌을 받게 되고 그 일로 인해 콩쥐의 행복을 보다 못해 화병에 걸려 죽었다는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

바로 인과응보.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것. 전래동화는 거의가 인과응보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작가님은 반문을 재기한다. 왜 꼭 콩쥐만 좋은 캐릭터이냐는 것.

팥쥐의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그냥 일반적으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던 것을 시점을 바꿔 이번에는 팥쥐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을 차례가 주어졌으니 편견을 버리고 진정한 팥쥐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먼저 책표지를 살펴보면 꽃신을 들고 있는 처녀가 팥쥐겠지? 우리가 알고 있는 팥쥐의 얼굴이 아니라는 것.

우리가 생각하는 팥쥐는 미운 얼굴인데 아마 우리가 팥쥐의 한 면만 봐서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팥쥐의 본심은 그게 아닌데 엄마의 과잉보호가 팥쥐를 미워 보이게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처음부터 팥쥐가 사람들의 구박을 받았을까? 사람들이 콩쥐랑 매번 비교를 하다 보니 '나는 삐뚤어질 테야"라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을까? 그러다 보니 자기가 원하지 않아도 그런 모습들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은근 매력이 있는 팥쥐의 얼굴과 환한 미소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팥쥐를 중심으로 아래쪽에는 양반집 마님처럼 보이는 콩쥐가 있고 뒤쪽에는 귀여운 꼬마가 있는데 아마 팥쥐의 다섯 살배기 동생 깨쥐로 보인다. 그리고 갓을 쓴 잘생긴 선비는 누규? 배경은 '마음 해우소'라 적인 울타리 안의 초가한 채...

과연 어떤 재미난 이야기와 팥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을까?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새아버지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결국 몸저 눕고 만다. 콩쥐가 있었다면 콩쥐가 살림을 도맡아 했을 텐데 콩쥐는 이미 김 감사와 혼인을 하고 난 후 결국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

살림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팥쥐는 하루하루가 힘들었고 그제야 콩쥐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느끼게 되고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팥쥐는 절대 이런 생각을 안 해야 팥쥐인데 말이다.

새아버지가 몸저 누었는데 발길을 끊어버리고 아프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텐데 탕약 한 첩 안 보내는 콩쥐가 야속하다는 생각에 직접 콩쥐를 만나러 가는 팥쥐.

팥쥐는 어머니가 살아생전 해주신 꽃신을 신고 새아버지와 깨쥐의 배웅을 받으며 콩쥐를 만나러 떠난다.

개울을 건너는데 지체 높은 양반의 행차에 징검다리를 건너다 말고 다시 돌아 건너다가 그만 꽃신 한 짝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것도 콩쥐를 만나러 가는 길에 어쩌다 그만... 그것도 콩쥐가 잃어버린 게 아닌 팥쥐가 잃어버렸다고 하니 이게 뭔 일인가 생각이 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팥쥐는 잃어버린 꽃신 대신 칡덩굴로 발을 감싼 채 콩쥐를 찾아가게 된다.

팥쥐는 콩쥐가 분명 양반집으로 시집을 갔으니 많이 변했을 거라 생각하고 어떤 멸시를 준다고 해도 당당하게 받아 주리라 마음을 먹고 갔는데 콩쥐는 큰소리는커녕 고개를 숙여버리고...

알 수 없는 콩쥐의 한숨에 다시는 의지하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고 돌아서는 팥쥐.

얼마 지나지 않아 콩쥐는 의원과 함께 아버지를 찾아오고 그 모습을 본 팥쥐는 콩쥐와 함께 방에 들어가 앉아 얼굴을 바라보자 콩쥐의 이마에 멍을 발견하고 그 멍을 바라보면서 두 사람을 마음속의 이야기를 서로에게 하게 되고 둘은 자매가 될 인연이었나 보다며 콩쥐에게 조금만이라도 빈틈을 보였더라면 그렇게 미워하지 않았을 거라며 독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 있는 줄 아냐며 신세 한탄을 하듯 속마음을 이야기하면서 좋은 자매 사이가 되었다.

팥쥐는 빨랫감을 가지고 개울로 나가고 그곳에서 꽃신의 주인과 결혼하겠다는 방문이 붙었다는 소문을 듣게 되고 그 꽃신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꽃신을찾으러 간 팥쥐는 "꽃신을 찾아 주신 건 참말로 고맙지만, 제 낭군님은 제가 선택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그곳을 떠나는 팥쥐.

친정을 자주 방문하는 콩쥐가 못마땅한 아버지가 편히 반겨주지 않자 팥쥐는 우리들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가까운 곳 초가 한 채를 떠올리게 되고 그곳에 '마음 해우소'라는 팻말을 걸어 아낙들의 마음을 풀 수 있는 곳을 마련하게 된다. 그곳으로 찾아온 김 감사는 팥쥐의 재치로 골탕을 먹게 되고 감 감사 때문에 힘들어하던 콩쥐는 팥쥐 덕에 아픔을 달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마음 해우소'에 시집살이로 지친 아낙들이 들락날락 거리게 되고 아버지의 노름 빚으로 팔려가게 된 처녀를 돕고자 했던 일이 팥쥐를 옥살이까지 하게 만드는데...

팥쥐의 소식을 들은 마음 해우소에 찾아왔던 아낙들은 관아로 몰려가 팥쥐를 도우려고 목소리를 높이자 갑자기 관아 밖에서 큰소리가 들린다. "암행어사 출두야!"

다행히 암행어사 출두로 인해 팥쥐는 풀려나게 되고 그 암행어사가 꽃신의 주인을 찾던 선비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음 해우소로 한 선비가 찾아온다. 팥쥐는 이곳은 여인들을 위한 곳이라 말하지만 선비는 속상하다는 듯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자신이 마음에 두고 있는 낭자가 있는데 그 낭자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 낭자는 내가 감히 넘볼 수 없을 만큼 멋진 여인이오. 어떤 상황에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조선 최고의 여인이라오."

자신에게 고백하는 선비로 인해 팥쥐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과연 팥쥐는 선비의 마음을 받아주었을까?

우리는 얄밉게 행동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된다면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콩쥐 팥쥐 이야기를 보면 팥쥐가 콩쥐를 괴롭혔던 그때의 상황을 직접 겪어보면서 콩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그 마음을 헤아려주며 자신의 생각을 직접 행동으로 보이며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팥쥐의 꽃신」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늘 콩쥐의 입장에서만 책을 읽었다. 그런데 팥쥐의 마음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콩쥐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팥쥐를 바라보았다면 팥쥐가 콩쥐를 힘들게 하진 않았을 텐데...

그리고 팥쥐의 내면에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나쁘다는 말로 팥쥐를 규정짓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에 팥쥐를 나쁘게만 보았던 나 자신이 팥쥐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팥쥐처럼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청소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우리가 생각지 못한 반전의 재미와 깊은 교훈을 느낄 수 있는 동화책이었다.

이 책은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출판사 단비어린이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읽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팥쥐의꽃신#단비어린이#염연화#단비어린이문학#콩쥐와팥쥐#꽃신#속마음#선입견#이해#추천도서#마음해우소#고백#당당함#허니에듀#허니에듀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