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암동에 남아있는 일제강점기의 흔적을 찾아보면 남산 아래 구릉지를 따라 곧고 길게 이어진 계단 하나가 눈에 띤다.
그저 계단이 이렇게 되어있다 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해방촌의 명소이자 주요 진입로에 108하늘계단이 있다.
계단을 오르며 마음속 108 번뇌를 모두 없앤 어느위인이 일화에서 유래한 이름은 아닌지 억측해보지만 허무하게도 순전히 단수가 108개인, 말 그대로 108 계단. 그런데 이 108 계단이 만주전쟁과 태평양전쟁에서 죽은 군인들을 위해 일제는 1943년, 남산에 경성호국신사를 건립하게 되는데, 108하늘계단은 그곳으로 오르는 진입 계단이자 참배길이었다는...
서울역 서측 구릉지와 철길에서는 옛 경의선 흔적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소개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다양한 변화를 주기위한 시도가 이뤄졌던 시기에 중림동과 미근동, 충정로에서 목격되는 한국 아파트의 역사의 산증인들을 살펴보고 서민미 주거지와 그곳을 뺑 두른채 포위한듯 고층 재개발지구의 발달로 인한 변화.
평범함 동네가 갖고 있는 공동체, 오래된 건축이 품고 있는 도시 등의 시대성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들을 수 있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서민들과 재개발.
자신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그들과 그것을 발전시키기 위한다는 목적으로 감행하는 재개발들을 통해 위쪽에도 썼듯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밀려난 원주민들의 삶과 재개발로인해 밀려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그와중 정말 행운처럼 물질적으로 보상을 받아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 자신의 삶을 터전을 지키기위한 노력을 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차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무엇이 한 공간의 다른 마음을 갖게 하고 서로가 대응하면서 살아가야하는 것인지 마음이 편치않다.
물론 개발이 되고 변화를 가져오면서 많은 발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들마다 느끼는 온도는 다르다는 것...
우리는 지금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과거의 서울을 더듬으면서 걸어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미련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역사의 길을 걸으며 그 시절의 시간으로 돌아가 느끼고 보고 생각을 하다보면 참 많은 것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과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서울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놓은 책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 역사적 배경에 따른 건축물에 대한 설명까지.. 직접 걸으면서 보고 배운 것을 접목하여 많은 독자들에게 서울에 대해 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가 작가님이 걸으며 바라보고 느꼈던 것을 나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만큼 책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지금은 비록 코로나로 인해 다니는 것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상황이 조금 나아진다면 작가님이 걸으셨던 길을 지도를 보며 다녀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살고있는 곳도 역사적인 건축물과 문화재들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걸으면서 그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그냥 지나치기 일쑤.
"무작정 걸어보라. 가볍개 시작할 수 있는 도시 걷기 덕분에 장송 대한 애정과 관심이 생길 것이고, 그러한 애정은 장소의 역사로까지 확장될 것이다. 장소의 역사를 알게 됨으로써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작가님의 말처럼 무작정 걷다가 멈춰서서 바라본 장소와 그 장소에 대한 느낌,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그 장소들만의 역사가 내가 살아가는 도시에 대한 애착은 물론 역사의 흐름을 알아가는 좋은 기회가 되지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은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출판사 뜨인돌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