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아들도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관찰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나타내는 것을 좋아했다.
비록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보니 사물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리곤 한다.
이 책 속에 그려진 초상화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묘한 느낌이 든다. 넓은 이마와 미간, 공허한 눈빛과 무표정한 표정.
무언가에 억압을 받듯 절제된 느낌이랄까? 무슨 생각을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타낸 모습들...
이 책의 시작은 나의 바람은... 이라는 큼지ㅣㄱ한 빨간색 글씨로 시작한다.
하늘을 행해 뻗은 두 팔 그 위로 빨간 줄이 대각선으로 그어 있고 그 밑에는
"절망하는 사람은 처벌한다." 라고 쓰인 표지판이 사방에 걸려 있으면 좋겠어요.
처음 이 도입부를 읽고 희망을 가지게 하기위한 조치일까? 라고 생각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섬뜩한 생각도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절망을 할 수도 있는데 절망을 하지말라는 명령과도 같은 느낌이랄까?
암튼 이 책속에 나오는 서른 세명의 바람은 각자의 속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는...
자신의 속마음을 생각하고 말하는데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표정의 모습으로 말하거나 생각을 한다. 나역시도 무언가를 고민하고 말을 할 때는 무표정의 얼굴로 말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딱히 내가 말을 할 때 나의 모습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서른 세명의 초상화에는 각자의 개인적인 생각과 욕망과 꿈?이 자신의 입장을 대신해서 나타낸 글이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 단순하면서도 평범한 용기를 갈망하고, 신의 존재를 혼자만의 것으로 차지하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갈망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거나 자신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길 바라는 등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우리의 생각과 흡사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보니 서른 세명의 초상화가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우리의 모습과 너무 닮아있기 때문이다.
이 책 속의 초상화를 보면 단순한 초상화라기보다는 그것을 보고있는 나를 응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나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듣고, 묻고 싶어하는 모습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고있으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는 맞지않는 모습들을 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의 불안과 결핍이 표출되어 뭔가 불완전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의 바람, 아니 나의 바람은 부는 바람처럼 도무지 잡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므로 그 바람을 이룰 수 있을 만큼의 그릇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주위 환경에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떄문에 바람은 늘 진행형이 될 수 밖에 없으며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 쓸쓸하기도 하지만 그것에 대한 희망도 있으니 바람이 그저 바람이 아닌 희망을 전하고 희망을 기대하는 바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토록 낯설고 아름다운 초상화를 본 적이 있는가?
신비롭고 무표정한 얼굴 속에는 미지의 시간을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담겨 있다.
어쩌면 얼굴들이 품은 이야기에서 마음속 깊숙이 숨겨둔 당신의 비밀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상하게 우울하고 이상하게 희망적인 아름다운 책.
이 책속에서 자신의 바람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희망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을 살짝 전해본다.
이 책은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출판사 삐삐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