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궁새. 우리가 알고 있는 뻐꾹이가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상징으로 그려져 있는데 아침 국궁새의 울음소리가 아버지가 돌아오는 좋은 소식을 전해준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누나는 수를 놓다가 아버지가 언제쯤 돌아오실지 궁금해하는 모습과 그 물음에 답해줄 수 없는 엄마의 마음을 먼 산을 바라보는 모습에서 슬픔이 더 크게 느껴졌다.
떠난 아버지가 무사귀환을 빌듯 새벽마다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고개 숙여 간절히 빌고, 곡기를 잘 챙기기를 바라는 마음에 갓 지은 밥을 담은 아버지의 밥주발을 겹겹이 쌓은 이불 틈에 끼워두는 엄마의 모습.
아버지는 안 계시지만 어두운 밤이 오면 지등에 불을 밝히고, 명절이 되면 송편도 빚고...
이런 모습들이 아버지가 돌아왔을 때 아버지의 빈자리가 컸다는 것을 감추고픈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썰매를 타며 신나게 놀고 아버지를 대신해서 제사도 지내고... 하지만 아무리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운다 해도 그 빈자리가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정식이는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지만 그때마다 아버지의 빈자리는 더 커져만 간다.
《엄마야 누나야》 이 책 속에는 독립운동에 관한 이야기도 그림도 일제강점기의 상황을 나타낸 것은 없지만
이 책이 보여주는 그림과 내용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그때의 상황.
아버지가 떠날 때 모습 그대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가족들의 염원이 꿈에 나타나듯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과연 정말 이루어지고 아버지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실는지, 많은 분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독립을 맞이하고 기쁨의 환호성을 지를지 궁금해진다.
이 책에는 많은 글이 들어있지 않다. 그렇지만 그려진 그림이나 공백에서도 어떠한 말을 전하고자 하는 것들이 잘 나타나있는 것 같다.
'엄마야 누나야' 노랫말과 가락에서 들려오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써 내려간 글에 그림이 조화를 이루어 더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 책은 다른 책들과는 달리 종이의 표면이 거친 느낌이 든다. 그렇다 보니 무거운 마음과 일맥상통한다고 해야 하나? 시대의 암울함을 고스란히 나타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읽고 또 읽고 자꾸자꾸 읽어봐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른 참 오묘한 책이다.
이렇듯 '엄마야 누나야'는 아직도 우리의 입으로 불리는 추억의 노래인 것 같다.
이 책은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출판사 키위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