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할머니와 조그마한 구멍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오늘은 황금 같은 일요일. 클레망틴은 별로 탐탁지 않은 얼굴로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할머니 댁으로 향한다.
하루를 할머니 댁에서 보내기 위해서이다.
아빠는 클레망틴에게 할머니 댁에서 주의할 점을 일러주는데 클레망틴은 머리에 들어오지 않지만 아빠는 할머니 댁에 도착하자 다시 한번 주의할 점에 대해 거듭 말을 한다. 클레망틴의 표정은 씁쓸한 표정.
할머니는 클레망틴을 반갑게 맞이하지만 작은 나뭇가지가 잔뜩 붙어있는 할머니의 모습은 할머니 댁에 올 때마다 싫었다.
과거를 회상해보면 나도 할머니와 함께 있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마음이 맞지 않아서 늘 고문 아닌 고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뭘 하려고 하면 늘 막으셨으니까 할머니랑 같이 있는 시간이 정말 싫었던 게 생각이 난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할머니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없었던 것이 돌아가신 후 후회가 되었다.
식탁에 앉아 함께 식사를 할 때도 클러망틴은 편치 못했다. 어떠한 행동을 할 때마다 엄마가 속삭였기 때문에 불편할 수밖에 없었고 어떠한 이야기를 할 때 할머니는 듣고 있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싫다는 표현도 못 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도 힘들었다. 클레망틴은 자리에서 일어나 할머니의 정원으로 나가 여기저기를 둘어보았다.
할머니의 정원은 깔끔했다. 정원을 둘러보아도 따분함은 기시질 않았다.
그러다가 정원 울타리에서 작은 구멍을 발견하게 되고 클레망틴은 뭔가에 홀린 듯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작은 구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작은 구멍의 끝은 바로 다른 누군가가 살고 있는 또 다른 정원이었다.
그곳에는 클레망틴과 생김새가 다른 아이가 있었고 그 아이에 대해 궁금해졌지만 그저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시간도 잠시 클레망틴과 낯선 소년은 함께 놀고, 마음껏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두 아이가 함께 하는 시간은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을 만큼 신나고 생각지 못한 즐거움에 행복하게 노니는 모습이 꿈속에서 뛰어노는 것처럼 아름답고 섬세하게 그려낸 그림과 너무 잘 어울리게 묘사한 것 같다.
이 아이들이 뛰어노는 부분에서는 글보다 그림으로 많이 나타내고 있다. 그림 만으로도 어떠한 것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알 수 있을 만큼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가의 그림 또한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어떠한 제약 없이 함께하는 두 아이의 모습에서 충분히 행복함을 느끼는 모습이 나도 느껴졌다.
이렇게 신비롭고 아름다운 숲에서 누군가와 함께 거닐고 함께 웃으며 보낸다면 외롭고 우울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 것 같다.
마음 편치 않는 할머니 댁에서의 하루. 일요일...
따분하기 그지없던 일요일이 낯선 공간에서 만난 낯선 친구와의 함께 한 시간을 통해 생각지 못한 멋진 일요일로 바뀌었고 그 일을 통해 할머니를 바라보는 눈, 할머니에 대한 마음도 조금씩 바뀌어 갔다는 행복한 이야기.
이 책은 글보다는 그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림 속에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드러나있고 나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이렇듯 누군가와 함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이해하고 마음을 나눌 때 서로가 전하고자 하는 진심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진심으로 대하면 상대도 진심으로 대하고 그 진심이 서로를 더 돈독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에는 할머니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포옹을 하는 클레망틴의 얼굴에서 행복함이 느껴진다.
매주 일요일이면 할머니 댁에 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던 클레망틴이 낯선 아이와 낯선 공간에서 보낸 시간으로 매주 일요일 할머니 댁에 가는 날이 기다려지지 않을까?
이런 꿈같은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듯이 우리에게도 클레망틴과 같은 마법 같은 일요일이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할머니와 나. 서로가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갈아가고 있다.
누군가의 마음이 나에게 닿는 다는 일이 쉬운 듯 어려운 일 중 하나이다. 특히 가족간에는 더더욱 어려울 수 있는 게 바로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할머니와 클레망틴의 이야기를 통해 서먹한 관계의 가족이 있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보고 나의 진심이 담긴 마음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멋진 책이다.
혹 클레망틴과 할머니와 같은 상황이라면 먼저 진심이 담긴 마음으로 손을 내밀어보자.
아마 멋진 날이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상상만해도 행복해지는 것 같다.
이 책은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출판사 키위북스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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