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주인공은 열네 살의 소녀 보니이다. 보니의 가족, 친구들과 주변 인물들, 그리고 열네 살 감성이 풍부한 보니의 다양한 이야기와 자신의 생각을 일기처럼 소소한 일상을 써 내려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제목을 살펴보면 서로 상반되는 단어를 '아니면'이라는 접속사를 사용하여 나타내고 있다.
그럼 책의 내용을 살펴보자.
보니는 아빠와 이혼한 엄마, 그리고 엄마의 엄마인 외할머니랑 방이 두 칸인 집에서 살고 있다.
엄마는 어릴 때부터 누군가와 함께 잠을 자본적이 없다 보니 혼자서 방을 쓰고 보네는 외할머니랑 함께 방을 사용하다 보니 이만저만 불편한 게 많은 상황이지만 주어진 환경에 불평한다기보다 그 상황에 맞춰서 나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아이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의 내용들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끊임없는 선택의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엄청나게 중요한 것은 아닌 머리를 감을까 말까 하는 정말 단순한 선택을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어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보통의 엄마들과 하는 그런 것들.
그렇다 보니 이러한 상황들 속에서 보니와 엄마의 성격이 드러나기도 한다. 엄마와 보니는 이 책의 소제목들처럼 상반되는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듯 마음이 맞는 사람과도 개인의 성향이 다르다 보면 함께 있는 것이 힘든데 성향이 완전히 다르다 보니 함께 생활을 한다는 게 곤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보니는 자신이 혼자 방을 사용하고 싶은 생각을 늘 마음속에 간직한 채 힘들지만 하루하루 나름의 즐거움으로 살아가고 있다. 비록 완벽한 가족은 아니지만 보니 가족들은 그 환경을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새롭게 보였다.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라이프를 즐기고 외할머니는 외할머니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과 뚝심으로 살아가고 보니는 보니 나름의 생활을 성실하게 하고 있다. 비록 엄마와 아빠의 이혼으로 깨어진 가족이지만 보니에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 내 작은 삶에 대한 커다란 소설 》의 책 내용 중 보니의 생각이 들어있는 부분을 읽을 때 이 아이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싸우는 부모와 함께 사는 것보다 차라리 가끔씩 만나는 과정을 생각한 부분.
"나는 내가 이혼 가정의 아이란 사실을 비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나는 집이 있고, 침대가 있고, 외할머니가 있고, 엄마가 있고, 이따금 만나는 아빠 같은 사람이 있으니까. 아침부터 밤까지 격렬하게 싸우는 두 어른과 사는 것보다는 나아." (46~47쪽)
요즘은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의외로 많이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어쩔 수 없이 살았겠지만 요즘은 그런 것들이 자신에게 흠이 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자신이 행복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는 너무나도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되고 자신은 불행하다는 생각을 갖기 마련이지만 보니는 그런 생각 따위는 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일단은 자기가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고 그 삶이 불행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나름의 삶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보니도 아직 어리다 보니 가끔은 완벽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단짝 친구 도렐리 가족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것은 보니의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문제없는 가정이 얼마나 있을까?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도렐리 가정에도 로렐리 아빠와 도렐리가 좋아했던 프랑스어 선생님과의 바람을 통해 큰 상처를 받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점이 이런 일이 있음에도 당당하게 교사로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라면 말도 안되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보니는 글쓰기를 참 좋아하는 아이다. 그리고 꿈이 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외할머니는 보니가 작가가 되는 것을 반대하신다. 왜? 이유를 물어보지만 외할머니는 대답하지 않는다. 보니가 바라보는 외할머니는 자신의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는 미스터리 한 할머니일 뿐이다. 외할머니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함구하고 있는 것일까?
외할머니의 비밀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보니는 글쓰기 대회를 나가게 된다. 그것도 보니가 혼자 좋아하는 카를과 함께...
대회의 후원자이자 주관자인 펠릭스 아들러 씨는 자신의 집으로 아이들을 초대해 글을 쓰도록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보니는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하는 자기 주관이 제법 뚜렷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딱 하나만 빼고. 그것은 카를에게 좋아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 카를을 바라보면 혼자서 그 아이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니는 자신을 소개할 때 한껏 자신에 찬 말투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연필을 잡던 순간부터 글쓰기는 제게 공기와 같아요." 그만큼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직업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힘들 것 같다는 보니의 말에 아들러 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했고 거기에 보니는 "제 외할머니는 1그램의 행운이 1킬로그램의 황금보다 낫다고 말씀하세요."라고 말을 한다. 외할머니는 비록 글을 알지 못하고 쓰지 못하지만 외할머니 자신만의 경험과 철학이 담긴 말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 말들을 허투루 듣지 않는 보니는 작가의 기질을 타고난 것 같다.
둘째 날 드디어 글쓰기 대회가 시작된다. 주제는 바로 '당신에게 살 날이 딱 하루만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일반적으로 이런 주제가 주어진다면 쓰기 전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느라 멈칫할 수도 있겠지만 보니는 마치 정말 자신이 마지막 하루는 남겨놓은 사람처럼 자신의 속마음을 숨김없이 풀어놓은 글을 썼다.
아마 자신의 속마음을 쓰다 보니 마음은 후련했을 것 같다.
글쓰기 대회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보니는 예전과 다름없이 생활하는데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가는 열네 살 소녀에게 많은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혼자서 좋아했던 카를과는 더 가깝게 지내게 되고 도렐리와는 계속적인 우정을 갖고 있으며 외할머니를 통한 늘 함구하고 있던 외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고 엄마에게는 늙었지만 마음이 착한 남자친구가 생겼고... 참 많은 일상들이지만 그 또한 보니의 시선에서는 또 다른 긍정으로 받아들여졌다.
참 신기한 것은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다 이혼을 한 경우이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이혼이 흠이 되지 않지만
주위 환경이 그렇다 보니 아직 어린아이지만 어른들의 이혼을 통해 또 하나의 삶의 방식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살짝 마음이 그랬지만 그 또한 나름 살아가는 방식이는 가타부타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선택의 기로에서 갈팡질팡하는 선택 장애를 갖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글을 쓸 때 선택해야 할 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 이 단어로 쓸까, 아니면 저 단어로 쓸까? 긴 문장으로 쓸까, 아니면 짧게 쓸까? 어떤 이여기로 쓸까? 어떤 줄거리로 풀까? 삶에서는 우유부단한데, 종이 위에서는 확신에 찰 수 있을까? 이 내용을 곱씹어보면 아마 작가가 보니를 통해 자신의 속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다. 무언가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이렇게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은 말이 안되는 부분이다. 글을 제대로 쓰고싶다면 내 삶도 제대로 되어야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답은 하나.
완벽한 삶보다 제대로 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 책 속의 내용, 작가의 생각처럼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이 책은 허니에듀와 출판사 이마주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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