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의 꿈
유미정 지음 / 달그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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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치의 꿈 》


일반적으로 멸치 하면 반찬에 이용되는 재료로 쓰이며

육수를 만들 때 사용되는 생선의 종류이다.

크기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쓰임새도 다양하다.

우리는 그저 멸치라고 말하지 생선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멸치도 엄연한 생선이다.

보통의 생선보다는 아주아주 작은 생선.

그렇다 보니 크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멸치라는 아이한테...



그런데 사천구백아흔아홉 번째로 태어난 멸치가 자신이 그물에 잡혀 마른 멸치가 되고,

몸이 분해되어서야 자심의 몸을 제대로 들여다보게 된다.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슬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 만일까?


멸치. 우리가 참 막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우리가 멸치를 처음 사 오면 대가리를 뜯고, 조그마한 몸에 들어있는 창자를 똥이라며 빼내고

육수를 낸다고 물속에 집어넣고

볶음을 한다고 기름 속에서 볶아대고

그러다가 찌개 끓인다며 물속에서 불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더러운 뭔 가라도 된 듯이 젓가락으로 휙 건져내어 무자비하게 버려지는 멸치의 생애.



그런 멸치를 대변하기 위해 나온 책이랄까?

사람들한테 시위하듯 너무나도 디테일하게 그려진 그림까지...

어릴 때 엄마 일손을 돕는다며 신문을 펼쳐놓고 멸치 똥을 따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멋도 모르고 그냥 하라고 하니까 했는데

어른이 되고 주부가 된 지금 멸치의 비늘만 봐도 꺅!! 하며 소리 지르는 소심한 주부가 되어있다.

내가 어릴 때는 멸치들의 키가 큰 편이었는데

지금 내가 내 아이에게 해주는 멸치 반찬은 최고로 작은 몸을 가지고 있는 멸치이다.

그러다 보니 큰 멸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작고 귀여운 비주얼을 자랑하고 있다.

큰 멸치와는 달리 혐오스럽지도 않고 그냥 맛나게 반찬 해서 입속으로 쏙 넣어버리는

그저 맛난 반찬일 뿐.



그물에 잡혀온 멸치들은 자신들이 원치 않는 키재기를 해야 하고

키에 따라 분류되어 상자 속으로 들어가 마른 몸을 끌어안고 바다를 그리며 긴긴밤을 보낸다는 말이 무겁게 느껴졌다.



대가리는 대가리대로, 구부러진 등뼈는 등뼈대로, 몸뚱어리는 몸뚱어리대로.

다 내려놓으니 몸이 가뿐해진다는 멸치.



빳빳이 마르고 난 뒤에야

다들 울고, 웃고.

소리도 치고, 화도 내는구나

다 분리된 몸으로

우리 모두 모였으니 헤엄쳐 가 볼까?라는 말이 참 슬펐다.

이렇게 작은 생선인 멸치가 꾸는 꿈은 어떤 꿈일까?

우리의 입속에 들어가서 식감이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지는 대가리와 창자.

분명 그 멸치들도 꿈은 있었다.

바다로 돌아가는 꿈이 바로 작은 생선인 멸치가 꾸는 꿈이란걸...

어떻게보면 하찮은 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멸치에게는최고의 꿈이고 그 꿈을 이루기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하는 것이다.

그런 멸치를 보면서 꿈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누구나 꿈을 꾼다.

그 꿈을 이루건 이루지 못하건 꿈을 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다.

멸치는 바다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그럼 내 꿈은 무엇일까?

나는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일을 이룬 사람 중 한사람이다.

그만큼 노력을 했고 열심히 했기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멸치가 우리에게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 것일까?



자신의 몸이 산산조각이 나도 어디론가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

그렇기에 마음의 평안이 온다?

멸치의 꿈은 원래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 편안하게 바다를 헤엄쳐다니고

많은 멸치 친구들과 마음 편안히 지내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의 멸치의 꿈은 돌아가서 멸치 자신을 반겨줄 수 있는 바다의 안락함.

즉,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그리고 멸치 자신들이 곧 바다라는 것.

그것이 힘든 일을 겪고난 멸치가 꾸는 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금 우리 식탁 쟁반위에 고스란히 누워있는 멸치.

그 멸치의 꿈도 다시 바다로 돌아가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만끽하며 바다를 헤엄쳐다니는 것이 아닐까.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드는 저녁 밥상이었다.

꿈꾸지 않으면 사는게 아니라는... 이 노래가 생각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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