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개 할망
오미경 지음, 이명애 그림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물개 할망 》


물개 할망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제주도 해녀 이야기라는 것을 단숨에 알 수 있었다.

책표지에서도 해녀의 일상을 그려낸 것 같았다.

우리가 텔레비전에서 봤던 해녀의 모습이 바로 표지에 나와있는 모습 그대로...



책표지를 살펴보면 바닷속 산호들이 넘실대고 해녀복을 입은 두 사람이 나란히 바닷속을 탐험하고 있다.

앞에 있는 해녀는 어른인 것 같고 뒤따르는 해녀는 아직 어리다는 느낌이 들었다.

보통 해녀들을 보면 대를 이어서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할머니, 엄마, 딸 이렇게 함께 물질을 하는 경우도 봤던 것 같다.

물개 할망. 할망은 제주도 방언으로 할머니를 뜻한다.

그러니까 책표지의 그림은 할머니와 손녀의 그림인 것이다.


책표지를 넘겨 면지를 살펴보면 글이 하나 있다.



바로 해녀에 관한 설화이다.

책을 읽기 전 이 설화를 먼저 읽고 나면 이 책의 내용이 이해가 갈 것이다.

그리고 면지 그림을 보면 넘실대는 바다에서 물개 한 마리가 헤엄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바로 해녀이다. 자유롭게 넘실대는 바다를 헤엄치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사실 조금 힘들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제주도 방언이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작가님의 넓으신 아량?으로 자세히 설명이 되어있어서

그 뜻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읽으니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었다.



우리 할망은 물개야. 용왕 할망 딸이지.

오늘도 나는 할망을 기다려.

호오이- 호오이- 멀리서 숨비소리가 들려.

할망이 물속에서 참았던 숨을 내쉬는 소리야. 꼭 새 소리 같지.

물개 할망의 손녀는 바다에 나가 물질하는 할머니를 기다리며 하는 말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할머니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아직 어리디보니 물질을 할 수 없어서

할망을 보며 자신도 바다에 들어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손녀.



비가 내리거니 파도가 세차게 넘실대는 날은

용왕 할망이 화가 났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렇듯 용왕 할망이 도와주는 날은 망사리 가득 채워오는 날이고

파도가 심해서 물질을 못하는 날은 용왕 할망이 화가 나서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물질을 하는 해녀들은 늘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 자랐을 것이다.



어느 날 파도가 너무 심해 물질을 못 하는 날.

할망은 바닷가를 서성이다 테왁이랑 망사리를 둘러메고 바다로 나간다.

아직 바다가 잠잠해지지도 않았는데...

용왕 할망의 화가 풀리지도 않았는데...

손녀는 할망이 걱정돼 뒤를 졸졸 따라간다.

할망은 손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할망은 용왕님 딸이난 걱정 말라게!"

할머니는 손녀를 안심시키고 물질을 하러 들어간다.



아무리 귀 기울여도 새 소리가 들리지 않고

파도만 철썩 철썩거릴 뿐.

아무리 기다려도 연꽃 송이 보이지 않고

물결만 일러 일렁일 뿐.

할망이 물개가 돼서 영영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지? 가슴이 철렁!

그렇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할망처럼 위험한 상황에서 어디를 갔다면 더더욱 쉽지 않은 것이다.

다행히 할망은 무사히 돌아온다,

역시 할망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용왕님 딸인 것이 확실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아직 어리다 보니 순순한 마음이 보였다.)

할망이 물질을 하러 갈 때면

손녀는 자신도 용왕 할망을 만나고 싶다며 늘 졸라댔는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용왕 할망을 만나러 갈 수 있는 날이 다가왔다.



물개 할망은 손녀에게 아기 바당에서 물질하는 법을 찬찬히 가르쳐주고

드디어 할망을 따라 깊은 바다로 들어가는 날.

할망은 손녀에서 단단히 일러둔다.

"바당에서 욕심내민 안뒈여. 물숨 먹엉 큰 일 나난 조심허라게 ." 라면 신신 당부를 한다.



하지만 손녀는 너무 신이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욕심을 내고

물숨을 먹고 위험에 빠지게 되지만 무사히 넘기고

바다 밖으로 나온다.



무시히 나온 손녀는 할머니에게 '할머니는 바다에서 탐나는 게 없었어?' 라며 물어본다.

할머니는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귀한 걸 지키려고 참았다고 말씀한다.

손녀는 그것이 무엇인지 더 궁금한 표정을 짓자 할머니는 빙긋이 웃으면서 손녀를 꼭 안아준다.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사실 나는 물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한번 큰 일을 당한 후 물에 대한 공포가 생겨 바다를 보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린다.

어릴 때부터 수영을 했기 때문에 물에 대한 무서움이 없다고 생각했던게

오만이었다.

이렇듯 해녀들의 삶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죽음의 공포를 무릎쓰고 숨을 참아가며 물질을 하고

깊은 바다 속에 들어가 무언가를 채취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녀들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살아왔고 살아가기 위해 대를 이어가며 물질을 하는 것이다.

소중한 것을지키기 위해 강인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들.

누구나 그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해녀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다가 해녀에 관해 검색해보았다.

2016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지만

이런 관심 속에서도 해녀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보니 젊은 해녀들보다는 고령의 해녀들이 많아지는 추세이고

예전에 비해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이 해녀들의 수가 줄어드는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쉬운 일은 없다.

특히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라면 더더욱.

해녀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뜻깊은 책이었다.

#허니에듀#허니에듀서평단#물개할망#모래알#해녀#제주방언#오미경#물개설화#추천그림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