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 신호 단비어린이 문학
김명선 지음 / 단비어린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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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벼락 신호 》》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중요한 것이 참 많이 있다.

그중에서 우리가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의식주는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것들보다 내면에서 우러나는 

서로 간의 이해와 배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이 드는 "사랑"이 꼭 필요하다.

그렇듯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사랑이 있다면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니까..


《 담벼락 신호 》 이 책은 서로 다른 다섯 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사랑하지 못할게 뭐가 있을까?

죽음을 앞둔 밥솥 이야기, 슬픔을 간직한 할머니 이야기, 아픔을 가슴에 묻은 친구 이야기 등

가족 사이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 친구를 향한 사랑, 물건에 대한 사랑.

이처럼 그것에 대한 존재를 인정한다면 사랑하지 못할 것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있는 그대로 다른 사람과 나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의 시작이라는 것.



그럼 사랑이 듬뿍 담겨있는 [담벼락 신호] 속으로 들어가 보자.

먼저 차례를 살펴보면

《 담벼락 신호 》, 《 전기밥솥의 장례식 》, 《 해적 강철 》, 《 침묵 게임 》, 《 달려라, 왕번개!》 등

총 다섯 편의 가슴을 울리는 짧은 이야기가 실려있다.



첫 번째로 소개된 《 담벼락 신호 》는 정말 가슴이 찡하고

엄마의 자식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기범이는 자신의 집 담벼락에 그려진 괴상한 낙서들을 지우느라 무척 힘이 든다.

비밀 암호 같기도 하고 외계어 같기도 한 이상한 낙서를...

그런데 이 괴상한 낙서들이 왜 기범이네 담벼락에 그려진 것일까?

우연히 기범이는 자신의 집 담벼락에 낙서를 한 사람이 백발의 할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필이면 왜 자신의 집 담벼락에 그런 이상한 낙서를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 기범이...

우연히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기범이는 크레파스를 가지고 백발 할머니와 똑같은 낙서를 시작한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할머니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들의 행방을 모르고

답답하고 그리운 마음에 아들이 알아볼 수 있는 이상한 낙서를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아무리 자신의 정신은 온전하지 못하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 앞에서는

아무것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자식을 키우는 부모. 엄마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다 보니 백발의 할머니 행동이 이해가 갔고

그런 행동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기범이 역시 속마음이 참 따뜻하고

사랑이 많은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가슴 찡한 이야기였다.



두 번째 소개된 《 전기밥솥의 장례식 》 은 물건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다.

우리는 물건에 대한 사랑은 사실 별로 없는 것 같다.

워낙 새로운 디자인의 물건들이 샘솟듯 나오다 보니 너무 자주 바꾸는 것 같다.

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이 나와서 바꾸고

기능이 하나 없다고 바꾸고

너무 소비가 심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이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5년 밖에 사용하지 않은 밥솥에 과부하가 걸렸다.

아무래도 밥솥을 함부로 사용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갑자기 밥솥이 자기도 모르는 이상한 행동을 한다.

고장 난 전기밥솥이 봄이네 잡에서 버려질 위기에 처해지는데...



그러자 밥솥은 울렁거리는 속을 가라앉히며

남자친구인 주걱과, 숟가락, 젓가락, 부엌 찬장, 칼과 도마 부부, 피아노 등

친구들이 밥솥을 위한 장례식을 치러주는 이야기다.

밥솥. 사실 재활용 쓰레기장에 가보면 밥솥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직 쓸만한데 왜 버렸지?라는 생각이 들만한 것들도 많이 있다.

그만큼 사회가 발달하다 보니 물건에 대한 소중한 마음이 없어진다는 것.

그런데 이 이야기를 읽다 보니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가를 알 수 있었다.



그렇듯 물건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밥솥의 입장과 물건(사물)들의 입장에서...

우리 집 압력전기밥솥은 7년이나 되었다.

나름 아끼고 사랑해주었는지 주방에서 잘 지내고 있다.

가끔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병원에 가서 치료해주면 되는 부분이라

수시로 건강검진을 해주면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 우리 집 밥솥.

새삼스럽지만 맛있는 밥을 지어주는 우리 집 밥솥이 오늘따라 참 고맙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세 번째 소개된 《 해적 강철 》 은 가족 간의 사랑이 담긴 이야기다.

아빠의 사업 실패로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게 된 성호와 은호.

성호는 핸드폰이랑 컴퓨터가 없는 게 가장 마음에 안 든다며 불만 가득하고.

그러던 중 할아버지의 해적 강철 이야기를 들은 두 형제가 해적 강철에 대해 알아내려고 하는데...

해적 강철은 다른 해적과는 다르게

"못된 놈들은 혼내주고, 나쁜 방법으로 부자가 된 놈들 재산은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한테 나눠준다"라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해적 강철이 숨겨놓은 큰 보물을 찾으면 엄마, 아빠를 도울 수 있다는 은호의 말에

성호는 모든 것들을 허투루 보지 않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 할머니가 수상하다며 지켜보는 성호.

그러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는데...

할머니에게 듣게 된 강철 이야기.

그리고 찾아낸 종이 한 장.

그것은 바로 강철을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되는 종이.



성호와 은호는 이 단서가 되는 종이를 살펴보다 암호를 풀었고

그 암호를 가지고 강철을 찾을 수 있을지...

가족이라면 누구나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만약 어떠한 이유로 떨어져 있다면 아마 그러한 마음이 더 진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네 번째 소개된 《 침묵 게임 》 은 친구에 대한 사랑이 담긴 이야기다.

미술시간 선생님은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려보는 수업을 하자고 말씀하셨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말을 안 해야 이기는 게임.

침묵을 깬 사람에게는 똥 스티커를 얼굴에 붙이는 벌칙이 있다고 말씀하신 후

침묵 게임이 시작되었다.

침묵 게임은 시작되었고 하나둘씩 말을 하다가 똥 스티커를 벌칙으로 받았다.

그만큼 많은 친구들이 말을 참지 못하고 탈락을 한 것이다.

사실 말을 할 줄 아는데 말을 참는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상처이다.

아마 선생님이 그런 친구의 마음을 직접 느껴보게 하기 위해서 그런 게임을 제시하신 것 같다.

주인공과 동우, 현우 세명이 남았다.

그러던 중 입에 테이프를 붙였던 현수가 테이프를 떼며 소리쳤다.

"한동우! 넌 원래 말 못 하잖아. 그럼 네가 당연히 1등이네!"

사실 이 말은 동우의 마음에 사어를 주는 말이다.

어떻게 보면 친구의 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그렇게 콕 집어서 이야기 한 꼴이 된 거니까.

현수의 말에 아이들은 웅성거리고

벌처럼 웅웅거리나 싶더니 사자처럼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동우가 유리하네. 불공평해."

"선생님은 말도 못 하는 에랑 게임 시키면 어떡해. 동우가 상 받겠다."

"동우를 위한 게임이야, 뭐야. 이 게임 무효야. 무효!"

친구들은 동우에게 뾰족하게 말했고 몇몇 아이들을 동우에게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게 욕을 얻어먹을 일일까?

동우의 마음 아픈 사연을 알고 있다면 그렇게까지 동우에게 하지 못했을 텐데...

마음이 참 아팠다.

그러던 중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왔고

선생님은 말없이 아이들의 바라봤다.

아이들은 그런 선생님의 눈을 피했다.

"너희들 친구 입장을 생각하는 시간이라고 했는데도...... 너희 모두 탈락이야."



반 아이들 얼굴엔 온통 똥 스티커였고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스티커를 떼며 오늘은 정말 힘든 하루였다며

스티커를 떼어 선생님한테 내는데 현수는 가장 먼저 냈다.

그런데 동우의 얼굴에 아직 스티커가 남아있었다.

난 공책 귀퉁이에 이렇게 써서 동우에게 건넸다.

'하루 종일 스티커 때문에 힘들었잖아. 빨리 떼어 버려.'

동우가 공책에 답장을 써서 내게 주었다.

'난 다른 때보다 좋았어. 너희랑 똑같아서.'

매일매일 만나는 친구지만 그 친구의 불편함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우리는 당연히 말을 하니까

그리고 그 친구는 당연히 말을 못 하니까.

이런 생각이 내 머릿속에 들어있기에 그 '당연히'라는 말을 썼던 것이다.

당연히는 없다. 누구나 그럴만한 사정이 있는 것이고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그 친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다면

정말 좋은 마음이 가득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마지막 다섯 번째 소개된 《 달려라, 왕번개! 》는 물건에 대한 소중함에 관한 이야기다.

새 자전거가 갖고 싶었던 시우에게 엄마는 이웃집에서 버리려고 했던

고물 자전거를 가져다주셨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할게 뻔하다는 생각에

그 고물 자전거를 당장 갖다 버리고 싶었지만

엄마는 절대적으로 새 자전거를 사 줄 생각이 없어보여

어쩔 수 없이 고물 자전거를 깨끗이 닦아 친구들 몰래 타고다니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 친구들에게 고물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들키게 되고

시우는 위축이 된듯 고물 자전거를 갖다 버리게 된다.



한편 외할아버지의 자동차가 녹슬고 고장이 나서 폐차를 시키게 되고

할아버지의 차를 뒤따라갔다.

커다란 기계가 있었는데 그 기계는 할아버지 차를 찌그러트리고 부수는 폐차 기계였다.

고물 자전거가 할아버지 차 안에서 슬픈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안돼, 달려. 달려, 왕번개!"

고래고래 소리를 치며 시우는 잠에서 깨어났다.

정신을 차린 시우는 자전거를 찾아나서게 되고

돌고돌고 돌아 다시 시우에게로 되돌아오게 된다.

비록 자신이 모아둔 용돈을 써야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그새 정이 들어버린게 아닐까?

그렇듯 정이들었던 물건을 떠나보내는 마음은 참 슬픈 것이다.

그만큼 물건에 대한 정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시우의 그 마음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 담벼락 신호 》 에 담긴 다섯 편의 이야기들은

작가가 10년 전 부터 차곡차곡 모아온 이야기라고 한다.

잃어버린 아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끊임없이 담벼락에 신호를 보내는 할머니,

죽음을 앞 둔 전기밥솥의 장례식을 통해 물건의 소중함,

해적 강철을 찾아 엄마, 아빠와 행복하게 살고싶은 마음이 담긴 형제의 모습,

엄마를 떠나보내고 말문을 닫아버린 친구를 이해하는 마음,

더 이상 타지 못할 만큼 고물인 자전거를 통한 정.

이런한 이야기의 공통점은 바로 "사랑"

사랑이 가득 담겨져있는 우리네 이야기.

《 담벼락 신호 》 를 읽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있는 그대로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이해한다면

사랑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작가의 말처럼 사랑은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

정말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다섯 편의 이야기였다.



참, 작가의 프로필을 보다가

가슴 뭉클한 한 줄의 글을보고 나도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일시적인 것이 아닌 꾸준히 따뜻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작가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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