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기차 여행
로버트 버레이 지음, 웬델 마이너 그림, 민유리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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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기차 여행 》


아들을 둔 엄마라면 기차에 관한 책이나 장난감으로 몸살을 앓았던 적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어릴 때부터 교통기관과 관련된 것들을 무차별적으로

가져야만 하는 아들로 인해 집안이 온통 기차로 꾸며놓았던 적이 있었다.

그렇듯 기차에 대한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밤 기차 여행] 이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밤에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조금은 이색적인 책이다.

표지에서 느껴지듯

까만 배경이 밤을 나타내고

야간열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해놓은 책이다.


책을 들여다보면 한 남자아이가

테디베어 곰인형과 여행 가방을 가지고 떠나는 밤 기차 여행이다.



그리고 어두움 속으로 떠나는 기차 바깥 풍경은

처음은 온통 까맣게 표현했다.

연필로 그린 것 같기도 하고 목탄으로 그린 것 같기도 한데

차갑고 날카롭다기보다는 검은색이지만 따뜻한 느낌도 들고

포근한 느낌도 드는 것 같다.

아마 그림의 도구가 표현하는 기법이 부드러워 보여서 이지 않을까?



처음엔 까만 바깥을 내다보는 그림을 시작으로

기차가 밤을 뚫고 달리는 것을 회색빛 어둠을 달려간다고 표현했다.

밤 기차다 보니 당연히 빛은 없겠지?

드레이퍼스 허드슨은 깊은 밤 어둠 속을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도 여러 가지 색의 빛깔들을 마주하게 된다.



제일 처음 만난 건 차단기의 빨간 불빛.

바로 마을이 다가옴을 나타내는 차단기가 깜빡, 깜빡.

남자아이는 빨간 신호등에게 안녕! 하며 인사하고

또다시 어둠을 향해 달려가는 기차.

검은 배경 위의 색깔들이 하나씩 나타나면서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뒤이어 나타나는 빛깔은 하늘을 등지고 있는 헛간 한 채, 집 한 채의

커다란 푸른 창.

하늘에서 내리는 눈처럼 반짝인다.



하얗게 빛나는 반짝이는 별과 주황색 불꽃,

그리고 네온사인 화살표와 넘실대는 강물 위의 녹색 불빛.

어두운 밤 더욱 빛나는 노란 달님까지...

어두운 밤 기차 여행 속에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빛깔들이 더욱 새롭게 느껴진다.

아마 깜깜한 어둠 속에서 각각의 빛깔들이 더 선명하고

강하게 나타나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까만 밤에 보이는 여러 가지 빛깔들이

밤 기차이기에 기차에 더더욱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기차가 바라보는 모든 장면들을

아이도 곰인형 테디베어도 함께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있다.



밤새 깜깜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빛깔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아이는 눈꺼풀이 파르르,

고개가 끄덕끄덕, 등을 기대고 잠이 든다.

꿈, 색깔들. 빛과 그림자. 밤을 가로질러 앞으로 앞으로 달려가는 기차.

그렇게 밤 기차는 달리고 또 달려서

눈부신 아침 햇살 속으로 들어간다.

밝은 해가 어둠을 서서히 삼키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렇듯 동이 트는 모습은 참 신비로운 모습 중 하나이다.

온통 까맣게 보이던 그림에 빛을 비추는 그림으로 바뀌니 뭔가 새롭고

그 새로운 모습이 인상 깊었다.

책의 글 속에는 칙칙폭폭이라는 구절이 많이 나온다.

기차 책이니까 당연하겠지만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기차 달리는 소리는

열심히 자기의 몫을 다하는 기차의 강렬한 느낌이랄까?

어릴 때 아빠가 바쁘면 기차를 타고 외할머니 댁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아이가 그때의 기억을 꺼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아이에게는 어린 시절 그 모습이 생생했지만

번거롭다고 생각한 엄마의 기억 속에는 힘들었던 생각만 남아있어

한동안 그 추억을 잊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금 시간이 된다면 아이와 함께 밤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



기차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아이의 뒷모습

아이는 동이 튼 도시의 모습을 보며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아이의 눈에 비친 도시의 아침.

글이 없기에 자유롭게 상상하며 이야기를 꾸며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같다.



중절모를 쓴 남자의 배웅을 받으며 기차에 오른 아이는

밤 기차를 타고 긴 여행을 하며



날이 밝아지자 종착역에 도착한 아이는 한 여성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아마 아빠의 배웅을 받으며 기차에 오른 아이는 엄마가 있는 곳까지

혼자서 밤 기차 여행을 한게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조금 난해한 결말 일 수 있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에게 결말을 이야기 헤보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마지막에는 이 책에 등장하는 기차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이 책에 나오는 기차는 마지막 증기기관차.

그레이퍼스 허드슨이라는 기차이다.

아름답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1930년대와 1940년대를 누비던 증기 기관차!

실제로 타면 기분이 어땠을까?

아마도 모든 어린이들이 이런 기차 여행을 꿈꾸었을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는 그린이...



잔잔한 밤 풍경을 달리는 기차 안에서

하나 둘씩 만나는 여러 가지 빛깔들을 통해 그림에 더 집중해서 볼게하고

그 빛깔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스펙트럼같은 그림책이었다.


··········


누구나 집에는 기차와 관련된 책들을 여러권 가지고 있을 거다.

울집 역시 기차를 좋아하는 아들로 인해 여러권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중 증기 기관차에 관한 책도 있다.



[화물열차]라는 그림책인데

이것도 [밤 기차 여행] 처럼 여러가지 색깔을 이용해서

그림과 함께 글이 있고 이야기가 이어진다.

아들에게 먼저 증기 기관차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더니

집에 있는 책을 찾아오는 걸보니 기차 책은 남자 아이들에게는 보물과도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같다.

그리고 기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한다는 것에 대한 로망도 있을 것이고

한동안 차로 이동하던 사람이라고 해도

다시금 기차 여행에 대한 꿈을 꿀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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