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할머니의 노란 우산 ㅣ 미래그림책 139
릴리 샤르트랑 지음, 파스칼 보낭팡 그림, 양진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할머니의 노란우산
할머니라는 단어가 나오니 천국으로 떠나신 사랑하는 할머니가 생각이 난다.
할머니와의 이런저런 추억들을 소환해 보도록하자.
⊙ 글 : 릴리 샤르트랑 ⊙ 그림 : 파스칼 보낭팡 ⊙ 출판사 : 미래i아이 ⊙ 미래그림책139
◈표지탐색
노란색 깔끔한 표지에 기하학적 무늬를 이용하여 제목을 표현하였다.
'우' 글자는 우산 모양을 표현한 것같다.
할머니의 노란우산은 과연 어떤 내용일까?
할머니의 우산이 노란색이라는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인지 천천천히 살펴보자.

▲할머니의 노란우산 책표지
책내용이 시작되는 첫 장을 펼쳐보면 빗방물을 표현한 그림이 나오고 우산이 자기소개를 한다.
『나는 이름이 없어요.
나이는 다섯 살이고, 아주 튼튼해요.
항상 그랬던 건 아니에요.
바로 얼마 전부터, 그레질 할아버지가
나를 애지중지 잘 돌봐 주어서 거의 새 것 같아 보여요.
나는 우산이에요. 노란 우산.』
그림책의 주인공인 노란 우산을 쓰고있는 그레질 할아버지의 뒷모습...
왠지 슬퍼보이는건 저만 그런걸까요?

▲노란 우산의 자기소개
그레질 할아버지가 아내인 피오나 할머니에게 파리 여행을 하는 동안 해준 선물인 노란우산.
나무 우산대와 오리 모양 손잡이가 달린 샛노란 우산.
어디에서든 눈에 띄는 노란우산.
피오나 할머니가 무척 좋아했던 노란우산.
해가 쨍쨍 나는 날, 흐리고 비가 오는 날에도 늘 피오나 할머니와 함께했던 노란우산.

▲파리 여행의 추억
파리 여행을 마치고 노란우산은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새로운 집인 피오나 할머니 집으로 왔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피오나 할머니가 큰 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고 두 달 후에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피오나 할머니를 너무나 사랑했던 그레질 할아버지는 큰 슬픔에 잠겼다.

▲비가 내리는 할아버지의 집
큰 슬픔에 잠겨서인지 그레질 할아버지의 집 위에만 비가 내리고 있다.
할아버지의 큰 슬픔을 표현하는 것 같다.

▲할아버지의 외롭고 쓸쓸함
그림에서도 느껴지듯이 그레질 할아버지는 피오나 할머니가 떠난 후 온종일 아무것도 하지않고 안락의자에 앉아 멍하니 창밖만 내다보고 어깨를 축 늘어뜨린채 하루를 마감하곤 했다.
그라다보니 노란우산은 모두에게 잊혀지고 오랫동안 우산꽂이에 꽂혀 있었다.
아마도 할아버지는 노란우산을 까맣게 잊어버린 것같다.

▲노란우산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위해 노력하는 장면
피오나 할머니가 떠나고 그레질 할아버지는 슬픔에 잠겨 아무것도 하지않고 멍하니 보내던 어느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자 노란우산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노란우산은 저 빗속에 있었는데!라며 쏟아지는 빗줄기가 내 우산살들을 기분좋게 해주었으며 우산을 타고 흘러내리는비를 상상하다보니 밖으로 나가고 싶어진 노란우산.
보기에 흉할 정도로 녹이 슬어버린 자신을 보니 답답한 마음에 어떻게든 움직이려고 노력을 했고 더디어 성공!
우산꽂이 옆에 있던 나무와 함께 와장창창!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제야 할아버지가 노란우산이 눈에 들어오고 할아버지의 눈빛이 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파리 여행 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눈빛으로 노란우산을 바라보았다.

▲노란우산을 들고 할머니를 회상하는 장면
그레질 할아버지는 노란우산을 집어들고 쓰다듬으며 피오나 할머니를 느끼는 것 같았다.
"이럴 수가! 피오나, 당신을 다시 찾은 것 같군!"
흐느끼며 울다가 웃다가...
할아버지는 노란우산의 마음을 읽듯이 소나기가 무척 반갑겠구나! 라며 활기차게 노란우산에게 말했다.

▲노란우산과 그레질 할아버지의 산책
노란우산과 함께 공원을 거닐다 멈춰선 곳은 그토록 사랑했던 피오나 할머니와 자주 다니던 곳들이었다.
비는 여러 날 동안 내렸고 비와 노란우산이 그레질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 준다는 걸...
노란우산은 가장 행복한 우산이라고 생각한다.

▲할아버지와 노란우산 그리고 비
비를 맞고 집으로 돌아오면 어김없이 할아버지는 난로 불 앞에서 노란우산을 펼쳐놓고 물기를 말리며 행복해하신다.
부드러운 헝겊으로 우산대와 손잡이를 정성껏 닦아주시고...
반들반들 윤이 날 때까지...
그러고는 안락의자 가까이로 우산꽂이를 옮겨두고 할머니와의 추억들을 이야기 해주었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잠이들었다.

▲노란우산의 그레질 할아버지와 초록우산의 지불레 할머니와의 만남
할아버지가 침울해하고 슬픔에 잠길 때면 어김없이 할머니의 생각을 하게끔하는 노란우산.
할아버지는 날이 좋을 때도 할머니는 노란우산을 항상 들고다녔었고 할머니가 에펠 탑 아래서 춤을췄던 추억들도 생각했다.
할아버지는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노란우산에게 햇빛을 보면 너도 아름다웠던 우리의 여행이 생각날 거라며 노란우산과 할아버지는 아름다운 한나절을 보냈다.
딸콤한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거닐 때는 길가던 사람들이 놀란 표정을 지을 만큼 행복했다.

▲따뜻한 햇살아래에서의 대화들
그렇게 거닐다가,
푸른 사과 같은 초록빛 우산을 쓴 할머니와 마주치게 되고 '날씨가 좋지요?"라고 말하는 할머니에게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지만 할머니는 자신의 이름이 지불레라며 소개하고 "우리가 공원까지 같이 걸어가면 우리 우산들이 서로 친해지지 않을까요?라며 할아버지와 지불레 할머니는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록우산과 노란우산도 잔디밭에 누워 이야기를 나누었고 초록우산은 노란우산에게 행운을 가져다주었다고 말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우정
노란우산과 초록우산 덕분에 할아버지는 지불레 할머니와 우정이 싹트게 되고 노란우산은 할아버지가 다시금 밝아진 모습에 너무 기뻐 몸이 떨릴 정도 였다.
그레질 할아버지와 지불레 할머니의 우정만큼 햇빛도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피오나 할머니와 그레질 할머니의 사랑의 매개체도 노란우산.
아름다웠던 추억들의 매개체도 노란우산.
다시금 행복을 찾게되는 매개체도 노란우산.
할머니의 노란우산은 노란우산을 통해 좋은 기억, 슬픔, 다시 행복함까지 하나의 소재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인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맞닥뜨리고 실의에 빠져 있는 할아버지의 일상을 어두운 무채색으로 표현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희망을 엿보게 하는 노란색이 중심이되어 마지막에는 밝은 노랑으로 해피엔딩은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한 가지 색상이지만 밝기의 정도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는 특이한 방법을 사용했다는게 느껴진다.
----------------------------------------------------------------------------------------------------------------------------------------------------------------------------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청천벽력같은 일이다.
나는 어릴 때 10명이 넘는 대가족 속에서 자랐다.
설명하기도 힘든 할머니, 할아버지 사이에서 유독 귀여움과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그렇게 유년시절을 보내고 할머니께서는 갑자기 미국으로 떠나셨고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5~6년에 한번씩 한국에 들어오셨다.
할머니와 나는 어릴 때부터 미운정 고운정이 들었던 사이였다.
항상 할머니와반대되는 상황을 많이 만드셨고 그런 나는 할머니가 미운 적도 많았다.
그러다가 할아버지도 미국으로 떠나셨고 늘 그리운 모습을 목소리만으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지냈다.
그렇게 늘 그리운 존재로만 남겨져있던 어느날 할머니의 부고소식이 전해지고 난 할머니와의 모든 추억, 미움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기 시작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보니 미국이라는 먼 곳에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나는 눈물로 떠나보낼 수밖에 없다는게 참 슬펐다.
친정 아버지와 형제분들은 모두 슬픔에 잠겨있는데 정말 기적적인 일일이 일어났다.
병원에서 사망선고를 내리고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고 장례준비를 하려고 의논을 하시는데 할머니께서 깨어나셨다는 정말 말도안되는 일이 일어난거였다.
가족들은 모두 깜짝놀라고 우왕좌왕, 병원에서도 우왕좌왕...
병원에서는 다시 검사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깨어나셔서 3주 정도를 더 사시다가 천국으로 가셨다.
할머니와 나는 정말 앙숙처럼 티격태격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미워서 그랬던 게 아니라 정말 사랑하는데 표현할 방법을 몰라 서툴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가 세계여행을 다녀오시면 노란색 계열의 옷을 많이 선물해주셨는데 노란색 그림책을 보니 오늘따라 더 많이 생각난다.
그렇게 할머니는 천국으로 기나긴 여행을 떠나시고 유독 금슬이 좋으셨던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보내시고 얼마 지나지않아 할머니 곁으로 떠나셨다.
늘 사랑으로 나에게 무슨 일만 생기면 먼 타국에서도 거리 생각 안으시고 한국으로 오시던 할아버지, 미운 정이 들었지만내면에는 손녀에 대한 사랑이 끔찍하셨던 할머니가 무지 보고싶다.
할머니의 노란우산이 할아버지와의 연결된 고리가 된 것처럼 할머니가 천국으로 떠나시고 뒤따라가신 할아버지를 보며 많이 비슷하구나 생각해본다.
죽음과 이별~~
영원히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이별 뒤엔 새로운 만남이 다가오니 위로가 되겠지?하는 생각을 해본다.
할머니의 노란우산을 읽으면서 할머니와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참 좋았다.
#허니에듀 #허니에듀서평단 #미래아이 #미래그림책139
#할머니의노란우산 #추천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