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 - 드로잉에 담은 도시의 시간들
이종욱 지음 / 뜨인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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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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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란에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비범함을 좋아합니다. 그런 비범한 곳들을 찾아서 서울 이곳저곳을 걷고, 쓰고, 그려왔습니다. 이러한 저만의 보물찾기는 나라와 도시를 달리하며 계속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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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문장이 있어요.

평범함 속 비범함. 보물찾기.

주변에 있는 것들 에서 찾아내는 매력을 어떻게 담고 있을 지 궁금해졌어요.

보통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찾진 않으니까요.

반전매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

표지 자체도 너무 예쁜 책.

날개지와는 다른 느낌이라 좋네요.

책장을 넘기는 게 신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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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의미하는...

걸어야지만 볼 수 있는 서울의 매력을 담고 있다는 의미겠지? 하며 책장을 넘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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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걸어볼 지역과 경로로 7개의 길이 소개되어 있어요.

첫 번째 걷기 : 붉은 벽돌로 조응한 근대와 현대의 켜

두 번째 걷기 : 시간이 멈춘 동네를 뒤흔든 슬로 라이프의 욕망

세 번째 걷기 : 경성의 핫플레이스 너머, 모던 서울의 둔중한 기념비

네 번째 걷기 : 일제가 떠난 자리, 남산 아래 주거지의 흥망성쇠

다섯 번째 걷기 : 구릉 위 내려앉은 서울역 뒤 삶의 터전

여섯 번째 걷기 : 열차 떠난 자리에 들어선 도시의 새 살과 힘줄

일곱 번째 걷기 : 웅크린 산 아래, 연기 잦아든 문화발전소의 굴뚝

첫 번째 걷기

건축양식은 다르지만 건축 재료만큼은 하나같이 적벽돌을 선택했던 시기.

그래서 조선 말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정동 곳곳에 들어선 근대건축물들이 모두 적벽돌을 사용함으로써 적벽돌은 근대화된 서양건축의 상징이자 정동의 건축 콘텍스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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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하나의 건축 상징인 적벽돌.

왜 그 당시에는 적벽돌로 건물을 지었을까?

그냥 그 시대에 유행처럼 찾아온 것일까? 아니면 어떤 의미가 부여되었던 것일까?

적벽돌이 하나의 시대 건축물의 상징이 되었던 시기에 일반주택들도 적벽돌이 유행했을까?

돌아다니다보면 종종 적벽돌로 만들어 진 집을 심심찮게 본다.

건축설계는 대지와 그 주변의 환경과 조건, 즉 콘텍스트(맥락)를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두 번째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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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매력은, 그림도 그림이지만

작가의 경험과 추억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읽다보면 내가 그 시대에 그 자리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 길들을 걷게 된다. 물론 책에 담긴 그림 속이기도 하고 나의 머릿 속에서의 상상이긴 하지만...

지하문로5길의 도시형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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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도시형 한옥이 좀처럼 눈에 뜨이지 않는다. 천재 시인 이상의 집터 정도는 되어야 그나마 오늘날까지 보존될 명분이 있는 걸까, 너무 흔하여 눈길도 가지 않던 한옥들이 잘 보이지 않자 왠지 눈에 불을 켜고 한옥만 찾게 된다.

나이를 먹어가는 걸 느낀다.

옛 것이 좋아진다.

한옥이 좋다.

그러나 한옥 찾기가 너무 힘들다.

한옥이라 말할 수 있는 집을 찾기란 너무 힘들다.

한옥만이 가지고 있는 그 매력을 알기에

없어지지 않고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램들만 있다.

언젠가 한옥에서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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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 열풍 : 복고 열풍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기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불안한 현재를 외면하고 미화된 과거에 집착'하게 되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

어찌 보면 무한 경쟁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고달픈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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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과 변화, 혁신에 지친 사람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주는 공간, 서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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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요즘 말로 '둥지 내몰림'

아무런 적의 없는 순수한 호기심만으로도 무엇인가를 훼손하고 파괴할 수 있음.

그래서 원주민들이 그 지역, 마을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계속 직면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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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부동산가치와 돈 사이에서

선택과 함께 찾아오는 양면성

누구의 잘못이라 하기에는 꼭 그렇게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그러나 또 잘못이 아니라고 판단하기에도...

어떤 것이 답이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들.

세 번째 걷기

숭례 : 예절, 예의와 같은 가치를 높이고 소중히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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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현판은 다른 현판들과 다르게 세로로 쓰여있다.

불의 기운을 막기 위한 대책.

그러나 2008년 한 시민의 방화로 인해 끝내 전소되고 만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뉴스에서 보여지는 현장.

그냥 가슴아프고 화도 났던 것 같다.

역사가 불 속으로 사라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떤 이의 무지함이 한 나라의 역사를 훼손시킨 점은 너무 충격적이였다.

최초라는 말은 어떤 힘을 가지고 있을까?



'커튼월' : 금속 패널이나 유리 같은 비교적 얇고 가벼운 외장재를 마치 커튼처럼 건축물의 구조에 매달아 설치하는 공법, 오늘 날 거의 모든 빌딩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네 번째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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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주택.

일본 전통 주거 방식에서 탈피한 '일본인에 의한 서구식 주택'

문화주택은 일본인이 동경하는 서양식 거주 공간의 모방으로 탄생했기에 특정한 건축 사조나 양식으로 구분되기보다는 '집중식 평면 구성'이나 '서양식 외관'같은 다소 두루뭉술하고 모호한 특정들로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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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하나하나가 어렵기도 하고

그 어려움 속에서도 해석이 잘 되어있어

도시를 알아가는

서울을 알아가는

매력을 뿜뿜하고 있는 ??

다섯 번째 걷기

건축가 황두진은 그의 저서 <가장 도시적인 삶>에서 이 서소문아파트를 '가로의 연속성과 도시적 예의범절'이라 평했다. 1층 상가가 건물 내에서만 종결되지 않고 주변 상가까지 연속적으로 이어진 점, 그리고 7동과 8동 사이 개구부로 후면골목이 자연스레 연결되어 있는 점에서 그는 서소문아파트 특유의 도시적 미덕을 발견했다. 오죽했으면 아파트에서 예의범절까지 찾아야 할 정도로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건축물들이 자기 고립적이고 외부 배타적이며 주변 환경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는지, 나를 포함한 건축 관계자들은 반성할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서소문아파트는 도시 속에서 외부 공간과 소통하며 반응하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건축물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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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인간의 편리성에 의해서만 만들어지고 있어서 주변환경이나 자연환경을 많이 생각하지 않고 만들어지고 있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서소문아파트가 더 눈에 띌 수 있을 것 같다.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될 동네.

아현동은 2020년 아카데미 영화제를 석권한 영화 <기생충> 속 달동네의 실제 배경이 된 곳.

언론에서는 이 곳을 하루빨리 정리되어야 할 불량 주거지임을 상기시키고 있다. 하지만 토박이 주민들에게 이곳은 여전히 살기 좋은 동네이며, 아현동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도시적, 건축적 가치 또한 중요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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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 누군가에 의해 사라진다면

슬플 것 같다. 누군가에 의해...동네주민들의 터전이 사라진다면... 오래된 동네가 사라지지않고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것들도 좋지만 옛것들이 가지고 있는 그 느낌과 공간의 매력들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여섯 번째 걷기

건축가 알도 로시의 <도시의 건축>

"기억은 장소와 연결되어 있으며 도시는 집단적 기억의 장소"

개인의 기억이 집단의 기억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장소가 우리 도시 속에 많이 존재하면 좋겠다.

?일곱 번째 걷기

비워진 공간으로 너무 많은, 모든 것이 들어찬 어울마당로에서도 유독 시선을 끄는 독특한 건물군 하나가 있다.

둑을 따라 염치없이 들어선 건물들이 한 건물처럼 길게 이어져 오늘날 서교365가 되었다. 고르지 못한 서교동ㅢ 지형이 지금의 서교365를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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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만든 공간.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복합예술공간이자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가장 '홍대스러운' 공간을 만들었다.

예술가들이 예술 저항운동으로 철거를 막아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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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것이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아닐까 한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것이 아닌

지키고 지킴으로 또 다른 것들이 생성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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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걷는 장소마다 다양한 시대성을 확장하고 의미를 부여하여, 그를 통해 보다 깊고 넓은 심상지리(마음속의 지리적 인식)를 그릴 것을 희망하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걷는 모든 길들이 의미가 있음을 그리고 역사가 깃들여 있음을 인식하며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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