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소녀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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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 속 소녀를 찾아서 

 

 독실한 믿음을 가진 마을 사람들끼리 똘똘 뭉쳐 있는 폐쇄적인 산악마을 아베쇼에서 한 10대 소녀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높지만 최근 불미스러운 스캔들에 휩싸였던 전력이 있는 포겔 수사관이 이 소녀 실종 사건을 맡기 위해서 아베쇼에 찾아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말 그대로 집과 교회밖에 모르는 한 소녀의 실종사건은 포겔 수사관의 손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포겔 수사관은 실종된 소녀와 인연이 있어 보이는 동갑내기 소년인 마티아를 주시하고, 그 소년이 가지고 있는 물건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낸다. 포겔은 이 사건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리기 위해서 스타 기자와 거래까지 하며 미디어를 활용한다. 그런 미디어의 뜨거운 열기는 대중들을 움직이고 새로운 용의자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다. 그렇게 잘 해결될 것처럼 보이던 이 소녀 실종 사건은 예측 불가능한 결말로 향해간다.


 

 범죄사건 하나가 다른 모든 것들을 제치고 최고의 흥밋거리고 부각되는 이유를 논리정연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규명할 수 없는 일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 p.86 





 저자 자신이 참여했던 사건을 바탕으로 쓴 <속삭이는 자>로 데뷔를 한 도나토 카리시의 신작 <안개 속 소녀>는 현대 미디어와 범죄사건의 관계를 능수능란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건 수사의 주체인 포겔 수사관은 흔히 보이는 정의로운 캐릭터가 아닌 세상물정에 빠삭한 교활한 인물이다. 물론 그런 사고방식과 태도가 많은 사건들을 해결해주기도 했지만, 함정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이기적인 수사관과 더불어 이 소설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황색 저널리즘이다. 현대사회에서 끔찍한 범죄 사건들이 그저 대중의 오락거리로 전락하게 된 배경에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그리고 그런 언론의 의도에 장단을 맞추고 있는 네티즌들 역시 면죄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흥미롭게도 작가 자신이 직접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까지 연출한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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