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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과 실성의 생활
정세진 지음 / 개미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이 초2, 그리고 7살이 되면서 개인적인 시간이 생기자 전업주부인 나는 워킹맘이 부러워지지 시작했다. 예쁜 옷을 입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자기 일에 열정적인 모습. 내 아이들도 이제 몇년 후면 엄마의 손길이 지금보다 필요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그래서 나도 앞으로 내가 무얼 할 수있을까? 종종 고민을 하곤 한다. 나도 만약 이 책의 저자처럼 아이를 맡기고 워킹맘의 생활을 계속 했더라면 어땠을까?
나는 지금 아이 둘을 키우면서 전업주부의 삶을 살고 있지만, 나처럼 전업주부로 살면서 시어머님 시아버지를 모시고 시동생까지 데리고 살았던 엄마의 삶이 자꾸 생각난다. 그땐 몰랐지만 참 힘들었을 것이다. 엄마는 가끔 이런말을 한다. 그때 너희를 맡기고 일을 나갈껄 그랬다고. 가정주부로서의 삶만 살았던게 후회스럽다고. 그리고 내게도 출산 전, 아이를 봐줄테니 너가 원하면 경력 유지를 하라고 했었다. 전업주의 삶이 생각보다 편하지도 즐겁지도 않다고. 내가 전업주부를 해보니 생각보다 집안일이라는게 들어가는 노동량에 비해 성과도 없었고, 쓸고 닦아도 티도 안났지만 하루만 청소를 하지 않은 티는 너무나 드러났다. 그렇다면 일과 육아를 병행한 워킹맘의 삶은 어떨까?
<성실과 실성의 생활>에서는 저자의 결혼부터 그리고 초등아이를 키우는 지금까지의 연애, 결혼, 출산, 육아. 일 등이 솔직하게 묘사되어 있다. 산부인과에 데뷔한날이라는 챕터는 모든 여성들이 공감할 것이다. 진료의자에 앉아서 간호사가 원하는 자세로 이리저리 자세를 바꿔가면서 누워있으면 참 만감이 교차된다. 이로써 생각지도 못한 세계가 펼쳐진것이다. 그리고 출산후 수유실의 풍경도 새록새록했다. 수유하러 오라고 간호사가 콜을 하면 수유실에 가서 데면식도 없이 처음 만난 엄마들과 가슴을 까고 아이 젖을 물린 일, 젖몸살이 심하게 났을때.. 정말 주마등처럼 이런 과정들이 스스륵 지나갔다. 남편과 설거지에 대한 생각의 차이로 다퉜다는 것 또한 많은 공감이 되었다. 남편이 시시콜콜한 모든 것을 아내에게 묻는 것은 결국 육아나 가사노동이 공동 책임이 아니라 책임자는 아내요, 남편은 협력적인 위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내용 역시 공감이 되었다. 동갑인 남편은 결혼을 했지만 양육의 몫 또한 여자의 몫으로 남편의 커리어가 급성장할 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던 내용 또한 공감이 되었다. 애 낳으면 경력에 차질이 생기는 여자와는 달리 남자는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았다는 내용 또한 지금 사회적 인식을 잘 말해주는 거 같다.
이 책의 저자는 H그룹, L그룹 등 국내 대기업 경영전략팀 및 인사관리 부서에서 15년간 일하며 초등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살았고 현재는프리랜서로 일한다.
가끔 구인구직 사이트도 들여다보기도 하고, 자격증 시험도 검색해보다 말다를 반복하던 즈금. 이 책을 통해 나와는 다른 워킹맘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일과 육아를 다 하느라 얼마나 고군분투를 했을지 짠하면서 참 열심히 살았다고 응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