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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그들의 이야기
스티브 비덜프 엮음, 박미낭 옮김 / GenBook(젠북)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남자, 그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나 역시 남자기에 우리만의 비밀과 남자들이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잔뜩 들어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고서는 책을 펴고 읽기 시작했다.
남자라는 동물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심리학적으로 분석해주리라 믿고 있었는데 내 상상속에 존재하는 내용과는 거리가 많았다.
그냥 남자들이 쓴 이야기 그 자체였다. 이 세상을 살면서 경험한 이야기들과 그들의 생각을 풀어놓은 한마디로 일기 같은 그런 책이다.
물론 공감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했지만 대체로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실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도대체 남자라는 정의는 누가 내린것일까?
그냥 겉모습과 생김새의 차이만으로 남자라는 존재의 가치가 정해져 버린 것일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남자는 이래야 한다라는 틀을 정해놓고 그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남자답지 못하다며
온갖 구속들로 남자들의 감정과 생각들을 남에게 표현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남자는 태어나서 딱 세번만 울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첫번째는 태어났을 때, 두번째는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세번째는 나라가 망했을 때...
기성세대의 부모들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주를 앉혀놓고 해주는 이야기였다.
그만큼 남자들은 강인하게 커야하며 남들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안된다는 말이었다.
눈물은 남자에게 사치이며 자산의 정당성을 드러내지도 못할 뿐더러 비겁함을 드러내는 척도라고 까지 하였기 때문에
나 역시 많이 참고 되도록이면 울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남자들도 풍부한 감성을 가진 사람, 슬픔과 기쁨과 외로움과 고통과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주려 하는 것 같다.
한 가정의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그들이 누려야 할 것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압박감과 남자는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된다는 주변의 눈을 의식해
자기의 가족과 자녀에게조차 사랑한다는 말을 못하고 있는게 우리 아버지 세대나 그 이전의 아버지들의 현실이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안아주었던 것이 어른이 된 지금에도 생각난다는 말에 정말 아버지의 사랑이 자녀들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또 그 사랑받고 있다는 표현을 해주기를 자녀들이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서양남자들 특히 호주남자들의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는데 우리와는 정서적으로 차이가 많아서 그런지
쉽게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동서양의 문화적인 차이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나라마다 다른 문화가 형성되었는데도 남자라는 사람의 틀은 거의 공통적으로 똑같은 것 같다.
그들이 자라난 문화에서 배운대로 남자들은 감정을 숨겨야만 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고정관념을 당당히 깨트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그것도 남자들의 손으로 당당하게...
남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말한다면 더 살기 좋고 교제가 풍부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서로 숨기려고만 하는 관계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고충을 털어놓는다면 더 돈독한 친구관계와 부자관계가 될 것이라 믿는다.
진정한 남자다움이란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이라는 인식의 틀을 떠나 진짜 사람다운 인간적인 사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