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 산티아고 순례기
서영은 지음 / 시냇가에심은나무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시크하다, 소설가니까 그러할테다.

조금은 퉁명스럽고 센티멘탈한 소설가 서영은이 산티아고를 걸으며 느낀 것들을 담아낸 책,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는 그녀가 걸으며 만난 삶의 신비가 빼곡하게 적혀진 하나의 묵상집과도 같다.

 

나는 제주도에서 3년 간 직장 생활을 하며 올레길을 수도 없이 걸어다녔었다.

자연 속에서 혼자 그 길을 걷노라면 모든 상념들이 사라지고 나의 마음이 차분하게 정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걷기만이 허락해주는 것들. 그 매력은 나로 하여금 올레길을 끊임없이 찾게 했고, 또 걷게 했다.

그렇게 걷다보면 인생이라는 길을 어떻게 걸어가야 할 지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가인 서영은씨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로서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머나먼 이국 땅에서 800km라는 긴 여정을 걸어간다는 것은 참 의미 있으나 쉽지 않은 길이었을 것이다.

이 길을 걸어가며 자신이 깨달은 것들, 그리고 거기에서 만난 하나님을 담담하게 서술한 것을 읽으며

나 또한 산티아고를 함께 걷고, 또 함께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비단 여행기만이 아닌 신에 대한 이해까지도 담겨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개신교이기에 서영은씨가 만난 하나님, 새롭게 깨닫게 된 하나님의 이야기가 더더욱 마음에 와닿았다.

그 아름다운 길을 걸으며 깨닫게 된 하나님은 나는 감히 알 수 없는 하나님일 것이다.

그런 하나님을 만나고,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복되고 행복한 일일지..

 

'하나님, 이 길 위에서 저를 만나주세요'

산티아고를 걸으며 서영은씨가 한 이 기도는 산티아고와 같은 인생길을 걷고 있는 우리의 기도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녀와 함께 걷는 여정 내내 나 또한 그녀가 맛 본 신비의 속살을 조금은 맛 볼 수 있었던 것 같아 참 행복했다.

 

언젠가는 꼭 나도 그녀처럼 산티아고를 걷고 싶다.

내 오랜 숙원이었던 산티아고 순례길,, 나도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끝없이, 꼭 걷고야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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