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중고상점. 처음부터 중고 물품을 말도 안되는 가격을 주고 받아오는 어설픈 주인공들. 그리고 물건을 팔고 돈을 벌기보다는 중고물품에 얽힌 이야기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사람들에게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타고난 인간성을 발휘하는 주인공들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작품이다. 중고상점의 일반적 속성은 중고물품를 싸게 가져와서 약간의 메이크업 뒤 비싸게 팔아 마진을 남기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들은 돈의 마진을 남기기보다 본인들도 어쩔 수 없는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사람의 마진을 남기게 된다."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면 좋겠다."-수상한 중고상점 p.322-중고상점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방향으로 흘러가면 좋겠다는 이 따뜻한 마음이 수상한 중고상점의 시크릿 영업비밀인 것 같다. 당근마켓나 중고나라를 이용할 때가 많은 편인데 직거래를 하며 만났던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때 큰 아이 삼국지 만화 100권을 가지러 온 부모들은 어떤 마음으로 가져간 걸까. 아이들이 쓰던 플레이 팩토 교구를 가지러 온 엄마와 딸이 트렁크에 실은 교구들을 보며 미소지었던 모습...우리네가 이용하는 중고상점에도 이야기가 있고 사람들이 있었다.수상한 중고상점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물건에 담긴 이야기.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다. 이제는 중고 직거래로 만나는 낯선 사람들을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