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덮는 순간 ‘드디어 끝이구나‘라는 생각보다 시간여행을 다녀 온 기분이 먼저 들었다. 내가 알지 못했던 과거는 아프고 열 권 내내 보아온 순수한 사람들의 투쟁은 가슴이 먹먹해지도록 슬펐다.

자각하지 못한 자에게 역사는 존재하지 않으며, 자각을 기피하는 자에게 역사는 과거일 뿐이며, 자각한 자에게 비로소 역사는 시간의 단위구분이 필요 없는 생명체인 것이다. 역사는 시간도, 사건도, 기록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저 먼 옛날로무터 저 먼 뒷날에 걸쳐서 살아서 꿈틀거리는 생명체인 것이다. 올바른 쪽에 서고자 한 무수한 사람들의 목숨으로 엮어진 생명체. 그래서 역사는 관념도, 추상도, 과거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뚜렷란 실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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