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빛나는 친구 스콜라 창작 그림책 73
이세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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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밤, 기와지붕 위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어요.

무엇을 보고 있는지, 누굴 기다리는지,

달랑거리는 풍경의 물고기마저

아스라한 그리움을 느끼게 하네요.




나의 빛나는 친구

위즈덤하우스

이세현

2024.01.20




어느 산골,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논은 텅 비었습니다.

추수가 끝난 논의 밤 풍경이 이렇게 예쁠 일인지...

잊고 있던 감성이 툭 터지네요.

텅 비어버린 논, 돌돌 말린 볏짚 위에서

동그마니 앉아있는 아이는 볏짚 도깨비 도롱이에요.





도롱이는 매일 밤 반짝이는 하늘을 보며 지내요.

그런 도롱이 앞에 반짝이는 자판기가 나타났어요.

오랫동안 외롭던 도롱이는 자판기와 친구가 되고 싶어

열매며 나뭇잎, 도토리를 가져가 보지만

자판기는 꼼짝도 안 해요.






결국 도롱이는 자판기가 좋아하는

동그랗고 반짝이는 걸 찾으러 먼 길을 떠나게 됩니다.

도롱이는 자판기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이세현 작가의 첫 작품인 <나의 빛나는 친구>는

아련하고 따뜻한 감성이 폴폴 넘쳐 납니다.


점점 사라져가는 시골 풍경이,

자연물을 가득 안은 도롱이의 모습이

너무나 순진무구한 아이 그 자체의 모습 같았거든요.


도롱이가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되는 별똥이는

의기 뿜뿜하며 골목대장을 자처하는 개구쟁이 같고요.




자판기와 친구가 되고 싶었던 도롱이는

우연히 만나게 된(결국 필연이었지만) 별똥이에게

도움을 요청해요.

밤하늘의 별처럼 친구가 많다고 큰소리치던 별똥이는

결국 자판기에게 고함을 지르고 두드리다

자판기를 다 망가뜨리고 말죠.

친구에게 험한 말을 하게 될까 봐

입을 꾹 닫고 눈물만 뚝뚝 흘리는 도롱이의 모습이

얼마나 안타까운지요...ㅠㅠ







이내 자신의 잘못을 인지한 별똥이는

도롱이에게 진심을 전하게 되고

둘은 이 세상 둘도 없는 친구가 되지요.




호감이 가는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나서는 도롱이의 모습,

"이 녀석과 친구가 되라고!"라며 호통치다

결국 "미안해" 하고 사과하는 별똥이의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봅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기관 생활을 많이 하고,

놀이터보다 학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친구 사귀는 방법을 잘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엔 학교 끝나고 집 앞 놀이터나 공터에 가면

아이들도 많고 같이 놀다 보면

친구들을 저절로 사귀게 되었잖아요.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도

별똥이처럼 스스로 깨닫게 될 거예요.

친구의 울음에 깜짝 놀라고 당황할 수 있겠지만

이내 자신의 진심을 담아 이야기한다면

친구가 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할 테니까요.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와 그림에 푹 빠지게 됩니다.


최근 본 어떤 그림책들보다도

한국적인 여백의 미와 여운이 가득하면서도

이제 막 친구가 된 두 아이의 모습에

빙그레 웃음이 나요.


저자가 영감을 받았다던 이문구 소설가의 동시도

얼마나 순수하고 예쁜지 몰라요.

동시도 너무 아름답지만 이토록 짧은 동시에서

도롱이와 별똥이를 만들어낸

작가의 상상에 감탄하며 다음 작품도 기다려봅니다.




산 너머 저쪽엔 / 별똥이 많겠지

밤마다 서너개씩 / 떨어졌으니


산 너머 저쪽엔 / 바다가 있겠지

여름내 은하수가 / 흘러갔으니.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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