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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난 초록섬 ㅣ 피카 그림책 10
잉그리드 샤베르 지음, 라울 니에토 구리디 그림, 문주선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3년 12월
평점 :
펄이 반짝이는 초록색이 차분하고 예쁜 표지가 마음에 들었어요. 『다시 살아난 초록섬』이라는 제목에서 어떻게 다시 살아났을지도 궁금했고요. 하지만 책을 펼쳤을 때 면지를 가득 메운 것들을 보고 인상이 찌푸려졌답니다.
다시 살아난 초록섬
피카주니어
글. 잉그리드 샤베르
그림. 라울 니에토 구리디
역. 문주선
2023년 12월 20일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색이 맘에 안 들었고, 그것들만 가득한 것도 싫었어요. 그것들 위에 쓰인 숫자들은 또 오묘하고 커서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았지요. 책을 보다 알았어요.
면지에 나온 그것들이 우리들이 직접 초록섬에 갖다 놓은 쓰레기들이라는 것을요. 이름은 없었지만 나무가 울창하고 새들이 노래하던 초록섬은 쓰레기 더미에 뒤덮여 쓰레기처럼 죽은 섬이 되었어요.
망연자실하게 초록섬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초록섬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요. 쓰레기도 치우고, 벽돌을 쌓아 가리기도 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택해보지만 해결되지 않았죠. 영원히 그럴 것 같았지만 누군가 심은 풀 한 포기를 보고 모두 따라 했고 초록섬은 다시 돌아온 것 같았어요.
"그래야만 섬이 우리를 용서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참 섬뜩했어요.
우리는 지금도 많은 쓰레기를 만들고 사용하고 배출하고 있어요. 이미 너무나 발달한 문명 덕에 우린 다시 원시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어요. 그렇지만 하루에도 수십만 톤씩 쏟아지는 쓰레기를 줄일 수는 있겠죠. 분리수거 잘 하기, 재활용 하기를 생활화하고 있다면 더 나아가 최소한의 소비에 집중할 때예요. 물건을 소중히 다루고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는 것이 곧 생산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봐요.
초록섬에 버려졌던 쓰레기들은 또다시 어디로 갔을까요?
또 다른 초록섬에 버려졌을까요?
물속으로 버려졌을까요?
그럼 그곳의 환경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초록 섬은 과연 새들이 돌아온다 한들 예전의 그 섬과 똑같을까요?
초록섬의 회복을 경험한 사람들의 생활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과연 모든 사람들이 초록섬의 회복을 학수고대하고 있었을까요?
나는 초록섬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 사람일까요?
책을 보면서 환경에 대한 나의 마음을 다시 돌아봐요. 잘 지키고 유지하고 있다던 나의 생활습관도 다시 한번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실에서도 누군가는 아파하는 지구를 위해 쓰레기를 줄이거나 재 사용하고, 무분별한 소비를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해요. 하지만 환경을 보호,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도 있죠.
우리는 변화된 지구의 몸살을 겪고 있어요. 급격해진 자연재해는 과연 다 자연적인 재해일까요? 요즘 아이들이 예전 저희들보다 비염이나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리고, 눈썹이 길어지고, 아토피 질환이 많아지는 게 비단 아이 개인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충분히 지킬 수 있었던 환경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이라는 생각을 저는 저버릴 수 없네요. ㅠㅠ
『다시 살아난 초록섬』은 지구 환경에 대한 문제를 작은 초록섬에 비유해 간결하고 은유적으로 표현했어요. 담백하고 짧은 문장은 마치 시와 같았죠. 그게 걸맞은 차분한 그림은 여러 가지 생각을 휘몰아치게 하네요. 한 편의 시 그림책을 보는 듯하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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