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인간
브라이언 크리스찬 지음, 최호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어려운 책을 접하게 된 것 같다. [인문]분야의 책을 잘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흥미 위주의 책을 읽는 내게 이런 책도 접해야할 가치가 있는 책이긴 하다. 그렇지만 읽는 도중 지루한 부분이 있었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책의 표지를 보면 로봇의 몸뚱아리에 컴퓨터 화면으로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가장 인간적인 인간이란 무엇일까? 스마트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여기서 대충 짐작이 왔는가? 그런데 처음 이 책을 접했을때 필자는 그렇지 못했다. 갑작스레 등장한 '튜링 테스트'라는 이 낯선 단어의 뜻부터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튜링 테스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빌려보자면 이렇다. '우리가 인간으로서 우리 자신을 꾸짖는 대회, 어떻게 하면 우리 자신이 더 좋은 친구, 예술가, 선생, 부모, 연인 등이 될 수 있는지를 배우는 대회, 우리가 다시 우리 자신으로 돌아오는 대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돌아올 그 날을 위하여 나는 앞으로도 그 대회를 함께하고자 한다.' (413p.중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면 감이 오는가? 쉽게 말해 이 책은 인간vs기계의 대화를 통해서 진짜 인간이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짜여진 틀에 맞추어진 기계에게 속고 있는 것인지 판단하여 맞추면 승리하는 테스트이다. 뒤늦게 이해하고, 이 주제를 깨닫게 되고 나서는 매우 흥미진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간혹 시끄러운 상황에서 상대방의 말이 잘 들리지 않거나, 전화 통화를 하고 있을 때 센스를 발휘해 의사소통을 이어나가곤 한다. 상대의 표정이나 눈빛에서 그의 마음을 읽거나, 상대방의 목소리 톤을 귀기울여 들으며 형식적인 상황에서 예상되는 답안을 미리 머릿 속으로 계산해보고 그에 비추어 얼버무리듯 감으로 대답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실제로 컴퓨터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들을 이용하여 컴퓨터는 튜링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작가는 수 많은 예시와 예문, 인용을 통해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이러한 상황이 적용된 경우를 설명하고 있다. 그가 '체스'를 제안했다면, 필자는 컴퓨터와 바둑을 두었던 게임이 생각이 났다. 우리는 실로 컴퓨터와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글로벌화된 최첨단 시대에 이제 스마트폰과 대화하는 일까지 가능해졌다. 필자는 주위 친구들이 어플을 다운받아 캐릭터와 채팅을 주고 받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었다. '이제는 별게다, 가능하구나' 하고 감탄했고, 혹은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이렇게 깊이있게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기계의 발달이 인간을 위협하고 있는 세상이다. 인간 대 인간이 아닌 컴퓨터와 게임을 하고, 컴퓨터와 채팅을 주고 받고, 컴퓨터와 사랑을 나누는 세상. 문득 영국의 <빅뱅이론>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자신은 침대에 누워서 컴퓨터를 가상 인간처럼 움직이면서 바퀴달린 로봇이 간접적으로 일상생활을 해나가며 상대방과 의사소통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것은 화상전화를 한단계 뛰어넘은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모습을 보면서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해를 돕기 위해 드라마 영상을 캡처해보았다.)


 

 

  튜링 테스트. 인간vs기계. 승리자는 누가 될까? 그렇지만 우리는 기계와 함께 하지 않는 세상은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우리는 그것들에게 지배당할 것이다. 무턱대고 우리는 편리에 이끌려 그들에게 지배당하고 있을 것인가? 적어도 앞서 이야기한 드라마에서 등장한 주인공처럼 인간미가 상실된 단절의 사회를 이어가지는 않도록 하자.

 

 

'이제 책은 점점 더 삶 전체를 닮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대화나 체스게임과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의 삶도 똑같이 시작해서 똑같이 끝난다. 다만 그 중간에 잠깐 다를 뿐이다. 우리는 수정을 통해 태어나 수정하는 존재가 되고 재에서 와서 재로 돌아간다. 다만 그사이에서 불꽃이 튀길 뿐이다.'

(책 217p.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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