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1
권남기 지음 / 도모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한 때였다. 학창시절 모 그룹의 아이돌 가수를 열렬히 좋아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모든 연에계의 상황이 궁금했다. 그들이 지내는 소속사는 어떤 곳일까? 그들은 어떤 사람들과 앨범 작업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할까?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궁금했었다. 그 시절, 내게 연예계는 투명한, 막연히 깨끗한 곳으로 기억되었다. 그때의 나의 눈에는 그러했다. 어쩌면 나에게도 막연한 연에계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한번 쯤 이런 류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었었다. 그런데 참, 기뻐해야할지,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를 현실이 눈 앞에 있다. 막상 책을 펼치면서도 이 두꺼운 2권의 책을 언제 다 읽을까 막막했던 생각도 잠시, 단숨에 쉴틈없이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굉장히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프롤로그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분명 픽션이라 생각해야지..생각해야지..하면서도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기도 할까? 라고 진지하게 의문이 들 정도로 상상하기 힘든 내용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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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립걸의 엄마를 둔 오유경. 엄마처럼 몸을 팔아 스타가 되지 않고, 진정으로 노래를 팔면서 스타가 되기를 갈망한다.

매니지먼트의 대표를 맡고 있는 강석환. 그는 이 연예계의 매니저 답지 않게 순수한 마음에서 본래 직업의 목적에 충실을 위해 이 종사계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다. 그런 그의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나조차도 멋있어서 감탄하게 될 정도로 멋진 인물이었다. 진정으로 순수한 연예인 지망생인 아이를 키워 그 한 아이에만 매진을 했다.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힘을 썼다. 그런데 그렇게 자신이 애써 키운 스타를 빼았긴다. 그 아이는 에메랄드의 고가의 목걸이에 눈이 현혹되어 어마어마한 액수의 계약금에 그만 의리로 함께 했던 강석환의 곁을 뿌리치고 빅스타 엔터테이먼트로 들어가게 된다. 그녀가 유명 가수 '루비'. 그렇게 배신의 쓴 맛을 본 강석환은 회사를 접겠다며 낙담해있던 끝에 한 텐프로 비너스라는 술 집에서 오유경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그의 두 번째 스타 키우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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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뒷 부분 목차에서 오해, 마지막 모습을 읽을 때는 작가가 얄미워졌다. 내가 그렇게 아끼던 강석환이라는 캐릭터를 왜 이렇게 그려주었나 하는 안타까움이 일었다. 예상은 했지만, 이 바닥, 이 세계가 그렇게 순수하던 사람들도 그렇게 만드는 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다 읽고 나서도 굉장히 찜찜한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은 쉽게 사라지지 못했다. 충격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작가의 말을 읽었다. 그러면서 나는 조금이나마 작가가 이 엄청난 내용을 엄청난 파장을 위험을 무릎쓰고도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독자들이 이 작품을 읽고 조금이나마 연예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유명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예가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한 명 한 명 저절로 얼굴이 떠올려지게 된다. 꿈을 미끼로 어린 소년, 소녀들에게 잊을 수 없는 치욕과 정신적 상처를 준 사람들이 연예계에서 대단한 거목들이라는 생각을 하니까 기분이 더러웠다. 그런데, 성 상납에 대한 문제점도 문제지만 한 때 정말 사랑했던 강석환과 오유경의 사랑이 너무 안타까웠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응원해주고 다독여주고 싶은 느낌이었다. 주위의 시선, 자신의 위치, 서로의 앞 날을 위해서 자제해가면서 사랑을 숨기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녀는 동영상으로 인해 세상에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 때 사랑했던 사람과의 관계를 손가락질 하고 욕하는 대중들이 원망스럽고, 싫었을 것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으니 작가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0.01%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연예계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나처럼 한 때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면서 연예계를 맑고 투명하게만, 마냥 좋게만 생각했던 이들이, 혹은 연예계의 겉모습만 보면서 무작정 싫어하고 손가락질만 해대던 이들이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연예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를,

나도 바라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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