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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누와르!
나서영 지음 / 심심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기대이상의 작품이었다. 사실 표지만 보고는 그닥 끌리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런데 소개된 내용이 참 마음에 들었다. 최근에 뉴스에서도 목소리가 높아지는 ‘대형마트 강제휴무’에 대해 문제가 대두 대는 것을 보면서 많이 심각하긴 한 것 같다고 생각은 했다. 그러나 나는 평범한 대학생의 소비자 입장에서인지 대형할인마트로 인해서 작은 가게들이 많이 피해를 보는 것에 대해서 안타깝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이 책은 눈이 보이는 대형마트의 겉모습 때문에 실상을 알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그 본질을 알려주고 있다.
어느 도시 용주군의 ‘한 우리회’라는 평범한 소규모 모임집단이 있다. 그들은 그곳에 소속되어 몇 년 동안 끊임없이 인연을 이어왔다. 피를 나눈 형제처럼 의리로 똘똘 뭉친 ‘형제’들이다. 그렇게 평화롭기만 하던 그 마을에 외부인이 들어와 “용진 마트”라는 큰 마트를 설립하고, 용주군의 지역경제 발전과 삶의 질을 높여 주겠다는 사탕발림의 공약을 내세운다.
그런 겉모습에 혹한 시민들은 그 외부인을 옹호하였고, 그는 군수에 당선이 된다.
그들의 속임수를 모르는 시민들은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웬만한 모든 제품을 다루는 그 큰 대형마트로 인하여 장사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용진마트가 성장하면 할수록 용주군은 가난해졌다.”
그 이유는 이처럼 많은 소비는 이루어지는데 반해, 용진마트에서 꽁꽁 감추고 있으니 그 돈이 돌고 돌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마케팅이 주효했는데 통닭이나 피자, 족발 같은 인기 상품에 ‘용진’이라는 이름을 붙여 염가 판매했다. 물론 마진은 얼마 남지 않겠지만 인기와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이었다. 마진이 얼마 남지 않는다고는 하나 많이 팔렸기에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용진마트의 거대한 덩치로 인해 생긴 그림자를 감추기 위한 졸렬한 수단이었다. (생략) 사람들은 이런 속도 모르고 되레 시중 통닭 값이 비싸네 어쩌네 야단들이었다. (생략) 사람들은 힘이 없어 바보가 되었고 시민들은 겉 속임에 놀아나 본질을 볼 수가 없었다.”
얼마 전 논란이 되었던 사례가 문득 생각이 났다. 그 논란 속에서 우리 가족도 곧바로 싼 값에 큰 사이즈를 누릴 수 있는 대형마트로 발걸음을 옮겼던 기억이 난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시중에 판매하는 일반 통닭 영업소만 비난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나처럼 소비자 입장에서만 생각해보았던 무관심했던 많은 이들이, 그 실상을 알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일반 아르바이트에 비해서 알바비가 두둑한 이유는 정규직과 확연히 비교될 만큼의 대가를 치루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면 이곳에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줄을 서 있기 때문에 구지 붙잡지도 않는 것이었다. 돈이면 다 된다는 이 자본주의 사회가 이렇게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각각 특색 있는 형제들의 캐릭터는 좋았으나, 각 인물들에 걸 맞는 그림과 함께 간단한 인물 소개가 제시되었다면 다소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데에 있어서 인물 파악에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용주군 시민들이 용진마트에게 바란 처절하고도 간절한 부탁이 있었다.
“한 번 함께 살아볼 순 없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