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린 시절의 부모를 이해하는가 - 관계의 원형, 상처의 근원인 부모 이해의 심리학
마스다 유스케 지음, 명다인 옮김 / 또다른우주 / 2023년 9월
평점 :
부모 이해를 위한 심리학 책이라는 말에 관심이 갔다. 부모에게 상처받은 아이는 부모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말에 좀 더 객관적인 시선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이해하고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로 사이타마현립 정신신경 의료센터, 의료법인재단 쿤푸카이야마다병원 등을 거쳐 2019년 와세다 마음 클리닉을 개원했다. 저서로는 <정신과 의사의 진심>, <정신과 의사의 듣는 방법, 말하는 방법>이 있다.
저자는 어른이 된 후에도 어린 시절의 관점으로만 부모를 바라보면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화해를 할지, 절연해야 할지, 혹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 3장에서 본격적으로 부모의 성장과정과 배경을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우울증, 불안장애, 강박장애, 성격장애, 의존증, 부부 싸움, 가정 형편, 시대적 배경, 부모의 직업 등을 고려하여 그들을 이해해 보는 것이다. 사실 부모에게 이러한 정신질환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대입해 읽으려니 괴롭기도 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바라보니 부모에게 의심되는 정신질환이 보였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은 카산드라 증후군과 키우기 힘든 성향의 아이에 대한 내용이다. 발달장애인과 함께 사는 정형 발달인의 마음에 병이 들면, 이를 카산드라 증후군이라고 한다. 카산드라 증후군이 있는 어머니는 남편과의 불화로 인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딸에게 의존하며 남편 험담을 늘어놓는다. '나는 키우기 힘든 아이였을까?'라는 저자의 말이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섬세하고 마음이 여려서 작은 일 하나에도 크게 상처받고 마음 쓰여하던 나는 부모가 보기에 다른 누구보다 손이 많이 가는 키우기 힘든 아이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해석은 바꿀 수 있다"라고 말한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부모를 바라본 후, 그들을 이해하고 나면 이제 어떤 미래를 선택해야 할까? 4장에서 본격적으로 그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부모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갖고 있다면 기대치를 낮추라고 말한다. 어쩌면 나는 부모니까 나를 무조건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환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부모는 나보다 경험이 많고 현명하다고 무조건적으로 믿었던 건 아닐까? 부모라고 다 자식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더 나아가 어떤 가정을 이룰지, 아이는 어떻게 키울지 등 수많은 갈림길 속에서 올바른 지식을 파악하고 있으면 부모에 관한 스트레스나 괴로움이 줄어들고 부모와의 관계뿐 아니라 나의 삶을 대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본인 자유이다.
그동안 나도 저자가 말한 것처럼 어린 시절의 시선으로만 부모를 바라봤던 것 같다. 그래서 마치 피해의식에 젖어서 부모를 원망하기도 했던 것 같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가 싫어하던 부모의 모습이 나에게서 보인다고 한다. 그전에 내 마음속에 있는 부모에 대한 마음을 들여보고 그들을 이해해 보고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상처가 완전히 치유될 수는 없겠지만 오늘도 그들을 이해하는데 한발 더 가까워졌으리라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