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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예술로 빛난다 -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대답
조원재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사실 예술이 삶에 꼭 필요할까? 꼭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멀게만 느껴지던 예술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접했다. 저자는 2016년 누구나 미술을 쉽고 재밌게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팟캐스트 <방구석 미술관>을 시작했다.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유쾌하고 명쾌하게 담아낸 <방구석 미술관>, <방구석 미술관2:한국>을 출간했다.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는 4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6년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스테디셀러를 넘어 '국민 미술 교양서'로 자리매김했다.
인상적인 책의 표지만큼이나 따뜻하고 아름다운 책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상상'이라는 걸 잘 하지 않았다. 어쩌면 삶이 팍팍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대로 보내고 있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꿈과 희망으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많이 잃어버렸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예술적이고 감정적이던 나를 다시 발견했다.
예술은 삶의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내 삶에 예술이 없었기 때문에 가끔 우울하고 답답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답답한 감정을 표출하고 싶은데,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근면 성실하게 앞만 보고 달렸던 때가 있다. 그때는 나태함이라고는 몰랐다. 아니, 나태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갑작스러운 휴식이 주어져도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몰랐고, 내가 무엇을 해야 진정으로 행복한 지도 잘 몰랐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아무 행동도 하고 싶지 않아서 가만히 누워만 있었던 때이다. 그런 삶을 살았던 그때 나는 삶의 방향성을 잃어버렸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그때를 회상하며 최근 나태해진 내 모습을 보며 다시 한숨이 나왔다. 그때처럼 열정적으로 열심히 살지는 못하더라도 정신 차리라며 나를 다그쳤다. 지금의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저자가 정의하는 '나태함'이라는 단어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저자는 나태함을 "사회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시간적 여백'을 스스로 허락하는 마음"이라고 정의한다. 나는 저자가 정의하는 이 '나태함'을 삶을 대하는 여유로 재해석해 봤다. 바쁘게 살아왔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에게 시간적 여유가 주어진 것이다. 이 여유를 애써 부정하려 하지 말고 받아들여보기로 했다. 저자는 "예술은 삶 속 나태함을 허락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비밀의 숲이다"라고 말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저자는 예술작품을 보면 결국 나를 알게 된다고 한다. 미술을 감상하며 나 자신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힐링, 치유가 되는 것이다. 진정한 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삶에 예술이 필요하다는 말이 크게 와닿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던 나의 민낯을 들여다보는 일, 나의 내면과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저자의 전작 <방구석 미술관>이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면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삶과 예술에 대해 보다 깊고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삶에 왜 예술이 필요한지, 내 인생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