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빠랑 나랑 - 서울시교육청도서관 추천도서,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마을 24
박연옥 지음 / 책고래 / 2018년 4월
평점 :
오빠랑 나랑
뭐든지 오빠와 함께 하고 싶은 여동생. 그리고 그런 동생이 귀찮기만한 오빠. 마치 우리 집 꼬맹이들의 일상을 보는 것 같았어요.
책 속 주인공처럼 우리 집에도 오빠바라기 둘째와 츤데레 첫째가 있거든요.
적당한 글밥에 귀여운 일러스트로 어린 꼬마들도 쉽게 읽을 수 있었어요. 게다가 형제가 있는 경우엔 좀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답니다.
귀찮고, 때론 미운 동생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곤경에 처하자 “내 동생에게 그러지 마!”라며 동생을 구해주는 장면이 있어요. 별 것 아니지만 저는 이런 장면들이 좋더라고요.
남매의 투닥거림은 온데간데 없고, 둘 사이에 끈끈한 애정으로 뭉쳐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좋았어요. 힘들어보이지만 동생을 업고가는 오빠의 모습이 무척 듬직해보였거든요. :)
책을 읽다 보니 문득 두 아이를 키울 때 끄적거렸던 글이 생각나 찾아보았어요. 지금 다시 보니 무척이나 오글거리지만, 남매를 키우면서 생각했던 저의 마음가짐이라 옮겨보았어요.
첫째. 그리고 둘째.
He - 언젠가부터 내것이였던 모든 것이 하나 둘씩 사라진다. 나의 물건, 나의 공간, 나의 사람, 그리고 엄마의 사랑까지.
편안했던 내 삶에 누군가가 침입했고, 가졌던 모든 걸 나눠야 하는 아픔을 느꼈다. 나는 첫째이다.
She - 처음부터 내것은 없었다. 내 주변은 누군가의 물건, 누군가의 공간, 누군가의 사람, 심지어 엄마의 사랑도 나만의 것이 아니다.
내 삶은 눈치의 연속이고, 원하는 걸 자유롭게 가질 수 없음에 슬픔을 느꼈다. 나는 둘째이다.
내것을 지키기 위해, 내것을 만들기 위해 첫째와 둘째는 오늘도 다툰다. 원하지 않은 나눔. 어쩌면 형제(남매)사이는 처음부터 서로를 사랑할 수 없는게 당연하다.
그러니....
미워해도 괜찮아. 질투해도 괜찮아. 싸워도 괜찮아. 시간이 지나면, 서로가 경쟁상대가 아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수 있을거야. 서로를 느끼는 작은 감정부터 시작하면 돼. 천천히 배워가면 돼. 조금씩 사랑하면 돼.
-2012.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