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처음 소식을 접하고 '우와 멋지다!'라고 생각했던 <문학동네>이벤트! 오늘 주문 확인차 알라딘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여전히 메인 이벤트에 보이길래 한 번 덥석 신청해 봅니다. 따끈따끈한 문학동네 신간 두 권에, 그동안 별러두기만 했던 위시리스트에서도 세 권을 골라 봤어요. 

1. 내 젊은 날의 숲, 김훈, 문학동네, 2010년 11월 : 10,800원 

 김훈 작가는 누구나 폭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유려하고 아름다운 문장을 쓰시지요. 전 2004년에 <현의 노래>를 읽고 작가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눈으로 읽어도 즐겁고 입 안에서 돌돌 굴려도 전혀 물리지 않는 표현들, 그 수사들 속에 파묻혀 즐거운 독서 경험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수필집 <밥벌이의 지겨움> 등을 읽으며 조용히 작가님의 신간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나오는군요! 이름만 보고도 망설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작가 중 한 분입니다. 늘 김훈 작가의 글을 읽을 때면 잘 가꾼 정원을 거니는 느낌이었는데 '숲'이라니,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기대됩니다. 

 2. 설계자들, 김언수, 문학동네, 2010년 8월 : 10,800원 

 김언수 작가는 2007~8년쯤 문학동네에서 나온 <캐비닛>으로 처음 접했던 분입니다. 은행나무로 변해가던 회사원 이야기를 읽으면서 온 몸에 느껴졌던 소름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당시 화제가 되던 박민규 작가의<카스테라>보다도 한 발자국 더 나아간 듯한 기묘한 소재에 생생한 묘사였죠. 하지만 비현실적인 소재와 이야기로 오히려 현실을 더 적확하게 꿰뚫던, 그래서 감탄할 수밖에 없었던 작가님이었습니다. 그 뒤로 더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이분의 신간도 드디어 나왔군요 +_+ 이번에도 촌철살인, 줄거리 요약만 봐도 흥미진진합니다! 

 3. 배트맨 이어 원, Frank Miller-David Mazzucchelli-Richmond Lewis, 곽경신 역, 세미콜론, 2008년 12월 : 10,500원 

 그래픽 노블의 대부이자 <씬시티>, <데어데블>, <300> 등 걸출한 작품을 써냈던 작가 프랭크 밀러의 감독에다 데이비드 마주켈리와 리치먼드 루이스가 쓰고 그린, <배트맨 이어 원>입니다. 말 그대로 첫 해(이어 원),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그렇게 되었나' 하는 배트맨이 탄생한 기원을 그린 작품이에요. 개인적으로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를 즐겨 읽는 터라 시리즈 중 꽤 괜찮다는 이 작품을 눈독 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타이밍'의 문제인지 지금까지 읽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이벤트를 기회로 이 책을 손에 들어 볼 수 있을지? 살짝 장바구니에 포함시켜 봅니다. ^3^  

 4.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필립 K.딕, 이선주 역, 황금가지, 2008년 12월 : 7,000원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는 유명한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으로, 영향력 있는 작품을 많이 썼던 굴지의 SF 작가 필립 K.딕의 1968년 작입니다. 좋은 음악을 만드는 '전자양'이라는 인디 아티스트가 그 이름을 이 소설에서 따왔다고 해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황금가지의 환상문학전집 중 르귄 여사 작품은 읽다가 번번히 포기하곤 했는데 이 작품은 왠지 완독할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 쓰여진 훌륭한 SF소설들이 그렇듯 고풍스러운 미래상, 디스토피아, 매력적인 로봇을 통해 들여다보게 되는 인간의 가치, 같은 것들을 만날 수 있겠죠? 두근두근. 

5.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개정신판, 공지영, 오픈하우스, 2010년 4월 : 11,520원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입니다. 고백하자면 이 작품을 아직 못 읽었습니다. 주변에서 좋다고, 감동적이라고 꼭 보라고 강권하니 왠지 보기가 싫어지던걸요... 이 이상한 마이너병. ㅜ_ㅜ 그런데 서점을 서핑하던 중 개정신판을 발견했습니다. 표지도 엄청 예뻐졌고 아스라한 느낌이 더 잘 살아났어요. 한창 회자되던 당시 소설을 안 읽은 대신 영화도 안 보고, 나중에 진심으로 보고 싶어질 때 읽으려고 스포일러도 요리조리 잘 피했습니다. 그래서 내용을 하나도 몰라요! 꼭 읽어보고, 가을도 저물어 가는 마당에 마음 속에 쌀쌀한 따뜻함 하나 심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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