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보다 더 긴 2부. 하지만 2부에는 더욱 흥미진진한 모험들로 가득하다. 1부에서 느꼈던 것처럼, 아로낙스 박사의 모험담은 이 책의 작가 쥘 베른이 직접 겪어본 것처럼 생생하고 자세하다. 수많은 해저 동물들을 모습만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분류까지 자세히 해놓으니 그냥 수중생물에 관한 보고서르 읽는 것 같았다. 이 책의 형식이 아로낙스 박사가 자신이 겪은 모험담을 들려주는 것이라 그런지 더욱 진짜처럼 느껴졌다. 2부에서는 비밀투성이 네모선장의 베일이 하나둘 벗겨진다. 책을 다 읽어도 그가 '증오심에 사로잡혀 복수를 하고있는 한 인간' 정도로 정체를 짐작할 수 밖에 없지만, 옮긴이의 말을 읽어보면 그는 영국 식민지하에서 영국의 지배에 대해 항거를 하다가 가족을 잃고 영국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운 사람이란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선장은 유난히 약자들에게 따스했다. 조개를 캐는데 노동을 착취당하는 한 인도인을 보고 그랬고, 무엇보다도 네드랜드가 죄없는 순한 수염고래를 죽이려 할때 그를 훈계하고 수염고래의 편에 서 향유고래를 공격했다. 사실, 자연의 세계에선 먹고 먹히는게 당연한 것일텐데 말이다. 선장이 향유고래를 향해 "저렇게 잔인하고 해로운 동물은 멸종시키는 게 옳습니다."라고 한 말에는 수염고래와 자신의 처지를 동일하게 여기고 있는 것도 같다. 1부에서 단지 바다의 아름다움에 대한 경이로움으로 책을 읽었다면 2부는 바다의 아름다움 뿐만아니라 박사 일행과 네모 선장의 모험담에 같이 가슴 졸이며 읽었던 것 같다. 수중 묘지에 가기도하고 대왕오징어와 싸우고 남극에 좌초(?)되고 하는 위험 속에서는 도대체 노틸러스 호가 어떻게 위기를 빠져나갈까 하며 기대하기도 했었다. 마지막에, 네모 선장과 선원들이 영국군함을 공격해 침몰 시키는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박사일행은 거대한 소용돌이 틈에서 벗어나 무사히 육지에 도착했다. 네모선장이 그들을 도와주었을 거란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정말 아무 이유없이 왠지 선장의 마지막 말, '전능하신 하느님! 이젠 됐습니다! 이젠 충분합니다!" 에서 그런 느낌이 온다. 복수심에 불타는 선장의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그 복수의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 오히려 그렇게 뛰어난 기술과 지식으로 인도를 도와주었더라면.. 음, 그 상황에서는 그게 불가능했을라나? 어쨌든 시험이 끝나고 이렇게 굉장한 모험담을 읽을 수 있어서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