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묻지 마세요 반올림 26
마리나 부도스 지음, 김민석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아무것도 묻지 마세요'. 의미심장한 제목 옆의 손을 모은 한 소녀. 뒤로 보이는 북아메리카 대륙. 미국 국기와 캐나다를 상징하는 단풍잎. 도대체 책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처럼, 뒤에서 묵묵히 일을 하며, 조용히 공부를 하며, 눈에 띄지 않게 살아온 가족이 있다. 8년 전 관광비자로 입국해 보금자리를 만든 방글라데시 출신의 불법 체류자 가족.  나디라의 가족은 아무한테도 가족의 비밀을 말할 수는 없지만 행복하게 살아왔다. 9·11테러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9·11테러가 일어나고 미국 정부는 이슬람 테러 단체가 사건을 벌인 것으로 판단하고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강력한 테러 방지법인 '애국자법'을 동원한다. 이에 불법 체류자들은 궁지에 몰리면서 나디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불법 체류 외국인들이 하나 둘 잡혀가는 상황에서 나디라의 가족은 캐나다 망명을 결정하고 국경으로 가지만 실패했다. 잘못하면 방글라데시로 강제 출국을 당할지도 모른다. 아빠는 감옥에 들어가고 나디라와 그녀의 언니 아이샤는 아빠를 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공부를 잘했던 우등생 언니는 일이 잘 해결되지 않자 좌절한다. 한편 아빠는 신원 확인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 확인되어 감옥에서 풀려난다. 늘 제대로 행동하고 제대로 말하는 데만 신경썼던 언니는 졸업생 대표 연설에서 자신의 신분을 밝힌다. 미국 체류를 위한 나디라 가족의 상소에 대한 심리가 열리는 날. 뜻밖에도 영주권 획득을 위한 새로운 신청서를 작성하라는 판결을 받는다.

 9·11테러 이후 미국의 상황을 책을 다 읽고 알게 되었기 때문에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었다. 소위 엘리트 언니 아이샤는 아빠의 사건이 있고나서부터 자신감을 잃고 자신을 숨기려고 했다. 아이샤는 공부를 못한다고 무시했던 나디라가 아빠가 석방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후  나디라의 충고를 듣고 나서 졸업생 대표 연설에서 자신을 드러냈다. 아이샤뿐만 아니라 그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마음껏 자유도 누리지 못하고 비밀을 간직한 채 끙끙 앓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불법 체류자들이 있다. 그들이 나디라 가족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투명인간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미국과는 달리 한민족만 있는 우리나라에서 사는 게 쉽지 않은 일일텐데, 희망을 갖고 일하고 있는 사람들.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들의 희망은 잘못된 것이 아님에도, 잘못된 것으로 취급된다. 법에 맞게 살아야 하는데, 그들은 불법이다……. 이 책을 읽고 불법 체류자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비록 그들이 불법일지라도 나는 그들을 인정해주어야겠다.

 나디라 가족과 같은 상황에 놓여진 모든 세상 사람들이 행복을 찾길, 이제 행복을 찾은 나디라 가족이 오래도록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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