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빵 햇살그림책 (봄볕) 51
조영글 지음 / 봄볕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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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제빵사가 되기를 진지하게 꿈 꿨던 적이 있다. 지금도 언젠가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 오늘 아침 학교에 가는 길에 만약 복권에 당첨되어 100억을 받게 된다면 무엇을 할까 행복한 고민을 했다. 나는 제주도에 넓은 그림책 까페를 짓고 싶다. 나는 쿠키를 굽고, 신랑은 커피를 만들면서 일을 놀이 삼아 주 3일 근무제 실현에 앞장설 생각에 학교 가는 길이 즐거웠다.

철수도 아마 나와 비슷한 꿈이 있나보다. 아니면 "내가 할게." 를 입에 달고 다니는 시기 어디쯤의 나이인지도 모르겠다.

맛있는 빵을 만들겠다는 계획은 밀가루 체에 거르기 첫단계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옆에서 엄마는 철수 보조 요리사하다가 허리가 휘겠다. 설탕, 소금 줄줄 흘리는 건 예사이고, 물이며 이스트 양은 이미 초과된 것 같다. 제빵의 생명은 정확한 계량인데 철수는 모르나보다.

표지의 의기양양 철수를 자꾸 들춰보며 웃게 된다. 아이들의 근거없는 자신감이 부럽다.

드디어 어찌어찌 빵 반죽을 완성하고 오븐을 닫는 순간 엄마의 얼굴을 보니 내 얼굴이 보인다. 아이와 요리하고 나서의 나의 모습이다. 요리가 창의성과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길러준다고 꾸역꾸역 참아가며 아이의 보조 역활을 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폭발하거나 아니면 파김치가 되는 나의 모습이 오븐 거울에 비친다.

앞, 뒤 면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엄마의 말과 철수의 말을 짝짓기 해보다 보면 나와 내 딸의 대화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생활 속에서 느끼는 엄마들의 소소한 고충이 찰떡같이 그림에 녹아져 있어서 혼자 키득거리면서 읽었다.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 지 궁금하다. 어버이날 읽어 주면서 부모님의 은혜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고 해도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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