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자리 - 진화인류학자 박한선의 호모 사피엔스 탐사기
박한선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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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는 그리스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저작 중 약 1/4는 생물학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생전 자연의 모든 존재가 완전하고 불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자연에서 각각의 위치도 영원히 불면 한다고 했다. 이 믿음은 지금도 가장 지지자가 많은 보편 믿음을 주고 있다고 한다. 

인간은 동물보다 우월한 영혼을 가졌다는 믿음, 그리고 이를 통해 자연계의 수장이 되었다는 믿음 또한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생물학적 존재가 원초적 잠재력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며 처음부터 그렇게 나누어져 있다고 믿으며 하등동물부터 고등 동물까지 층층이 나누어진 세상의 위계, 자연의 사다리에 가장 꼭대기에 만물의 영장이며 신의 자리 바로 아래가 인간이라는 믿음의 편견을 깨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였다.

구석기말 세계 인구의 개체 수는 약 400만 명에 불과했고 가장 적을 때는 수천 명에 불과하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호모사피엔스의 개체 수는 무려 79억에 이르는데 어떠한 이유에서 가속도가 붙더니 200년전 10억 명을 넘었고 2020년에는 전성기 시절의 여행 비행기 수보다 더 많아졌다고 한다. 개체 수가 많아져서 인류가 우월한 덕분이라고 착각하고 있는데 19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개체수로 가장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여행 비둘기가 현재 우리로 치면 자신들이 지구의 지배자라고 외쳤을 거라고 했다.

인류가 멸종할 가능성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여행 비둘기를 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1870년부터 개체 수가 급감하고 서식지가 줄었으며 1900년 한 소년이 비비탄 총으로 야생 비둘기를 잡은 것이 마지막 기록이라는 이 새는 이후 동물학자의 새장에 몇 남아있던 것조차 죽자 멸종해버렸다고 한다.

특정 유전자가 확실한 선택적 이득을 가지는 선택적 일소가 일어나는 것과 불리한 유전자가 제거되며 인근 유전자가 도매급으로 같이 사라지는 배경 선택 등을 설명하며 여행 비둘기의 멸종 가설을 설명하듯 인간의 진화도 적응이란 해당 형질의 전반적 적합도에 의해 결정되며 임상적 측면에서 어떻게 측정될 것인지 실질적 문제를 설명하며 기능 차원에서 적응을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었다.

수컷과 암컷의 번식 전략의 차이는 생식세포의 상대적 크기 차이와 양육 투자 수준의 성차에서 기인하며 이는 수컷 간의 경쟁과 암컷의 까다로운 선택을 유발한다고 했다. 암컷이 높은 지위를 가진 수컷을 선호하는 이유를 갈까마귀의 예를 들며 암컷은 자신과 짝을 지은 수컷의 지위를 그대로 적용받는다고 봤는데, 인간 역시 남편이 대통령이면 아내는 자동으로 영부인이 되는 것과 같은 경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141종의 뻐꾸기 중 무려 59종이 스스로 새끼를 키우지 않는데 이들이 주로 하는 탁란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었다. 다윈은 뻐꾸기의 이런 본능을 자연선택에 의해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고 있었다. 탁란은 새끼의 적합도를 높이기 위해 선택된 적응적 행동이라고 했다. 여기서 다시 인간도 자신이 탁란하지 않기 위해 부성 투자가 예외적으로 막대한 종이라고 했는데, 부성 확실성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도록 진화했고, 아버지는 친자식에게만 투자하기 위해 여러 단서를 가지고 친자를 감별해 내는데 이중 하나가 얼굴의 닮음이라고 했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면 아기가 아빠와 닮았는지 주목하고 연구에 의하면 아내와 처가 식구는 아빠와 아이가 닮았다고 강조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흑고니를 통해 본 이성애와 동성애의 진화와 관련된 가설들과 대뇌화를 가진 동물들의 뇌의 용적과 음식 섭취의 상관관계, 새들의 이주 본능과 인간의 두발 걷기 그리고 이주에 관한 오래된 이야기들, 부와 저축이 자연에서는 얼마나 이상하고 괴상한 행동인지 설명하며 인간과 비슷한 때까치의 본능은 잔인했지만 성공적인 예시였다고 생각이 들었고, 박쥐의 생태학과 배고픈 동료에게 피를 나누어주는 흡혈박쥐의 특성과 인간의 호혜성 협력을 설명하는 부분은 꽤나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진화인류학자로서 오랜 시간에 걸쳐 인간 종의 행동 전략이 어떤 환경에서 왜 진화했는지 추적하며 인간의 유일성, 우월성이라는 오랜 인간적 편견에서 물러서서 동물 종의 하나로서 인간을 연구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 수많은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연의 법칙 생태학적 특성으로 사랑, 우애, 양육, 영양 섭취, 이주, 협동, 죽음, 전염병 등을 설명하고 진정한 행동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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