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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라키의 머리 ㅣ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6월
평점 :
사무실에서
역 근처 도보 10분, 상가건물인 UM 빌딩은 주인공이 소유한 빌딩 중 나쁘지 않은 건물 중 하나였다. 5층짜리 건물로 1층에서 4층까지는 10년 가까이 임차인이 바뀌지도, 공실이 생기지도 않았던 효자 건물이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5층에만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한다. 밤만 되면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아프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며 듣는 대상도 아파지기 시작한다고 했다. 이 이상 현상을 밝히기 위해 여러 사람들에게 사건을 맡기는데...
귀신을 볼 수 있는 마코토의 등장이 시작된 첫 편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포기한 상가 건물 5층에는 실제 목소리가 존재하고 있었고, 그것은 귀신 현상이 아니라고 했다. 귀신 현상이 아님에도 이런 이상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했던, 새로운 소재의 공포 이야기였다.
학교는 죽음의 냄새
초등학교 정면 현관 4학년 신발장 옆 우산꽂이 위 그곳에는 큼지막한 사진이 하나 걸려 있었다. 4단의 인간 피라미드로 남학생과 여학생들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었는데, 이 사진이 체육관의 정체 모를 소리와 형태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는, 알면 소름 돋는 사건의 반전이 있는 이야기였다.
술자리 잡담
술자리에서 직장동료가 이상한 농담 같지도 않은 말로 말을 건다. 남자는 뇌로 생각을 하고 여자는 자궁으로 생각을 한다나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같은 대화가 이어지나 싶었는데 센스 있는 여직원의 반전 입담과 그들의 정체가 뒤늦게 밝혀지며 소름 돋게 만들었다.
비명
평소 같았으면 단번에 거절할 만한 부탁이었다. 하지만 요즘 관심 갖는 아이가 독립영화 제작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탁을 거절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호러 동아리 영화제작, 여학생이 교제하던 남학생에게 살해당한 장소에서 영화를 찍게 되고 우연이라 하기엔 섬뜩한 비명소리를 듣는가 하면, 이세하라 선배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우연이라 하기엔 진짜 호러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 사건은 첫 번째 사무실에서와 비슷한 사건의 뒷이야기가 담겨 있었는데, 범인이 존재하고 실제 이상한 소름 돋는 장면들이 상상되면서 더욱 공포심을 유발했던 에피라 기억에 남는다.
파인더 너머에
한때 잘나가던 카메라맨이었던 묘진은 이제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인기 없는 카메라맨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자신이 사진에 끌리게 한 계기를 만들어준 사람이라는 생각에 내치기는 어려워 이번에도 함께 일을 하게 된다. 기묘한 현상이 발생한다는 스튜디오에 촬영을 가게 되고 평범해 보이던 양문형 벽장을 찍게 되는데 그곳에서 찍은 사진은 다른 현장을 담고 있는 걸 나중에 알아차리게 된다.
처음에 공포로 분위기를 조성했다면 뒷부분에는 묘진의 과거와 주인공과의 인연 등을 한 번에 보여주고 있어서 드라마 같은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다. 애틋한 사연 담긴 공포를 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클라이맥스에 잘 배치한 작품이 아니었나 싶었다. 호러와 감성 감성한 이야기의 콜라보가 굉장히 잘 어울렸던 이야기였다.
나도라키의 머리
친할아버지 집 근처에는 사람들의 출입을 막는 동굴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는 나도라키라는 공포의 존재가 살고 있다고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지 말라던 어른들의 말을 무시하고 초등학교 4학년 때 사촌 유지와 함께 그 동굴에 다녀왔는데, 실제 나도라키의 머리로 추정되는 것을 보게 된 이후 고등학교에 들어가서까지도 가위를 계속 눌려 왔다. 이번에야말로 나도라키 동굴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친구 노자키와 할아버지 댁에 다시 방문하게 되는데...
역시 제목이라는 감탄사가 나왔던 작품이었다. 구전으로 전해내려오는 전설과 어린 시절 호기심에 금기를 어긴 대가를 어떻게 치르는지 작가님의 능력치를 최대로 끌어올려 만들어낸 호러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놓게 만들었다가 다시 한번 공포에 사로잡히는 순간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