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의 연인들 안전가옥 쇼-트 18
김달리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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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은 4000만이 넘는 사람이 모인 인간 정글로,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 안에서 친목, 쇼핑, 섹스까지도 가능한 프로그램이었다. 


요즘은 VR 렌즈 글램업이란게 생겨 눈에 삽입해 두면 거추장스러운 플라스틱 VR 안경이 없어도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프로그램이었으며, 그 안의 세계는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가상공간이 구연된 세계였는데, 이 세계에 현실보다 더 현실성 없는 고다미란 주인공은 유명한 건축가 고선의 외동딸로 남부럽지 않은 집안에 화가라는 직업을 가진 인물로, 손에 물감 하나 묻히지 않는 세계에서 손수 그림을 그려 안 그래도 유명한데 더 유명한 인물이었다. 덕분에 연예인보다 더 세간의 관심을 받는 인물이었으나, 본인은 전혀 그쪽에는 관심이 없었고 유산으로 물려받은 궁전 같은 집에서 틀어박혀 구식 로봇과 말싸움하거나 남편의 사랑을 갈구하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남편이란 작자가 밀림에서 바람이 난 것을 알게 되고, 끔찍하게 싫어하는 밀림에 직접 들어가게 된다. 


가상 세계 역시 현실 세계의 일부인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던 돈 많은 다미에게 남편의 뒷조사는 식은 죽 먹기 였고, 바람난 남편과 동거하는 집에 찾아 들어가 애까지 낳은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그렇게 남편 김석영과 그의 불륜녀 초코페라는 이초영을 동시에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초코페는 16살 미성년자였고, 끔찍하게 가난한 동네 신글동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이야기는 꼬일 대로 꼬여간다.


메타버스 속 가상세계는 흥미로운 주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소설 속 더 무궁무진함을 가져다주는 장소임에도 인간들의 일탈 행동은 현실이나 게임 속이나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밀림이라는 회사에 3년이나 근무하면서도 남들처럼 불륜이란 걸 저지르지 않았다는 걸 자랑스러워하던 석영은 동료의 권유에 휩쓸리듯 비밀 계정을 만들고 불법 마약에 손댄 그날 초코페를 만나게 된다. 현실에서 아내에게 꼼짝 못 하는 찌질이 같은 인물에게 자신의 욕망을 모조리 받아주는 초코페란 인물은 이상형에 가까웠고 둘은 가상세계에서 저지르면 안되는 선까지 넘어버리는 게 우스웠다.


엄청 쎈캐를 꼽으라면 역시나 주인공인 고다미였는데, 남편이 바람난 것은 분하지만 두 사람을 한곳에 모아놨는데도 자신 몰래 내통하려는 것을 참지 못하던 다미가 세상의 때가 묻을 데로 묻어버린 초영에게 한 가지 더 선택권을 쥐여주며 세 사람의 관계가 점점 더 꼬여가는것과 주인공의 어디로 튈지 모르게 하는 엉뚱함이 웬만한 추리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뒷이야기를 상상하게 했던 이야기였다. 


천하의 고다미가 김석영과 이초영에게 놀아날 것인지, 아니면 표지처럼 고다미를 두고 단판을 지으려 했던 김석영과 이초영 중 하나의 손을 들어주게 될 것인지, 꼭 결말까지 단숨에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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