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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2 - 수명을 먹는 나의 수호신 ㅣ YA! 15
명소정 지음, 리페 그림 / 이지북 / 2023년 6월
평점 :
여름방학이란 유예기간이 지났음에도 성단의 결심은 그대로였다. 개학한지 며칠이 지나지 않은 오늘, 꽤 오래전부터 계획한 것을 시도하기 위해 5층 구석 교실로 들어간다. 그곳 창문에 서서 너머를 바라보니 회색빛 시멘트 바닥이 눈에 들어왔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손끝이 떨렸지만 몇 번의 심호흡 끝에 창틀 위로 손을 가져다 대고 창문을 열려는 순간, 뒤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뛰어내리려고?"
창문도 열지 않았는데 성단의 마음을 들켜 버렸다니,
거기다 자신이 뭐라 대꾸도 하지 않았는데, 이 높이에서 뛰어내려봤자 죽지 못하고 실컷 아프고 난 뒤에 죽는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해온다. 낯선 이의 말 한마디에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이 떠오르고 자신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음을 깨닫게 된다.
일단 처음 보는 아이에게 누구냐고 물어보니 한 학기를 통째로 쉬었다던 소문 속 주인공 서영명이란 아이였다. 통성명도 시작 전에 자신에게 죽는다면 안 아프게 죽을 수 있고, 남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게 조용히 죽을 수 있다며 묘한 설득을 시작하고, 자신이 원하는 죽음 동의서를 작성해 주면 성단이 원하는 죽음을 줄 수 있다는 달콤한 말로 거래를 시도하는데...
기억과 이야기를 먹는 화괴의 두 번째 이야기 이번에는 수명을 먹는 수호신 영명과 성단의 이야기였다.
영명은 사람들의 수명을 먹고 생명을 유지하는 괴물로 이야기를 먹는 혜성만큼이나 오랜 세월 살아온 요괴였다. 죽음 동의서의 작성을 목적으로 영단에게 다가와 죽으려는 이유를 찾으라고 하고 그렇게 행동하게 된 원인을 하나하나 찾게 된다. 왜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 건지, 타인에게 민폐인 존재가 되어버린 이유를 찾으며 죽음을 결정하게 된 원인과 직접 바라보게 한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1편에서 활약했던 혜성과 세월이의 후기였는데, 마지막에 기억을 잃은 세월은 혜성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곁에서 능숙하게 활약하는 혜성의 모습에 묘한 기시감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둘이 가까워져가던 모습과, 자신처럼 특별한 존재인 영명의 행동을 혜성이 주시하며 두 사람의 은밀한 거래도 진행되고 있어서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했던 2편이었다.
영명은 혜성처럼 좋은 괴물이었고, 사람을 애정 하는 모습이 그녀를 새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유지하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닫았던 성단의 마음의 문을 연 것처럼 그녀의 바람이 성단에게 닿아 해피한 결말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세월 곁에 혜성이 오래도록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 영명의 거래가 있었기에 세월의 노력을 보여주는 3편이 존재하지 않을까 다시 속편을 기대하게 하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