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조를 기다리며 위픽
조예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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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서 확인한 휴대폰에 낯선 번호로 연락이 와 있었다. 010이 아닌 지역 번호로 걸려온 번호, 잘못 온 전화려니 했는데 전화가 다시 걸려오고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된다.

오늘 새벽 장자도항에서 우영이 자살을 했고, 익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이야기, 해안가에 버려진 휴대폰에 자신의 메시지가 남겨져 있어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거부할 수 없는 직감에 사건을 캐묻기 시작했고, 들으면 들을수록 이해할 수 없는 자살 이야기가 경찰의 입에서 계속되고 있었다. 우영은 절대 자살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고작 배우자를 잃었다고 우울증과 종교 활동에 열심히였다는 건 절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우영이 남긴 메시지 한 문장을 듣게 되고 자살이 아님을 확신하게 된다.

-우리 숨바꼭질 기억해?-


사흘에 한번 배가 뜨는 장자도항 그곳에는 가파르게 솟은 돌산인 영산이 있다. 영산에는 오래된 전설이 있는데, 죽은 자의 소지품이나 뼈를 묻으면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전설이었다. 산지기였던 우영은 늘 영험한 영산에 묻히고 싶어 했고,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소원했다. 그런 영은이 자살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섬은 주인이 있었고 영산의 주인도 섬의 주인 최 씨 일가였다. 인구수가 현재 세배에 달했던 그 시절에도, 수년이 지난 지금도 최 씨 일가는 온 주민들에게 생계 수단을 부여하는 신 그 자체였다. 그런 집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수단이 필요했고, 그 수단으로 유지된 게 신흥종교인 영산교라고 했다. 산지기로 있었던 그곳에 우영이 죽을 때까지 몸담았던 영산교에 죽음의 비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정해는 자신이 산지기가 되어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정해는 어릴 적 투기를 하는 할머니를 따라 장자도항에 들어왔고, 그곳에서 우영을 만나게 된다.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정해를 필요로 한 유일한 사람이 우영이었고, 어른들을 골탕 먹일 생각에 죽음을 얕보고 숨바꼭질을 하다 죽을뻔한 정해를 우영이 구하다 죽을뻔하게 되었는데, 이때 정해는 우영이 소원한 영산에 묻히고 싶으면 절대 먼저 죽으면 안 된다는 약속을 받아내게 된다. 두 사람만의 약속 그리고 숨바꼭질이라는 약속의 키워드를 알아내고 영산의 비밀 이야기도 서서히 베일을 벗어가며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언제나 정해처럼 살고 싶은 우영, 

그리고 늘 바다를 배경으로 쌍둥이를 그리는 정해,

몸은 떨어져 있어도 약속이라는 무언의 합의로 엮여진 공동체 같은 느낌이었다. 죽음에 있어서도 절대 혼자 두지 않겠다는 약속의 느껴지는 마지막 장면이 울컥했던 것 같다. 

만조에 사라지고 만조에 사건을 해결하고, 만조에 두 사람은 함께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으며, 두 사람을 이어준 등껍질 바위를 언제나 잊지 않을 정해의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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