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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 삶, 사랑, 관계에 닿기 위한 자폐인 과학자의 인간 탐구기
카밀라 팡 지음,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2023년 4월
평점 :
품절
지구에서 산 지 5년째 되는 해 엉뚱한 행성에 착륙했음을 느꼈다고 한다. 같은 종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이방인이라고 느꼈고, 사람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지만 같은 말을 할 수는 없는 사람으로 느껴졌고, 다른 인간과 자신의 이해과정에 있어서 기본적 특징이 전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인 엄마에게 인간 이해를 위한 인간 사용 설명서를 물었고, 엄마의 표정은 딸의 상황을 받아들임에 있어 굉장히 힘들어하는 걸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책을 좋아했고 책으로 세상을 이해하던 시기였기에, 우주 모든 것에 관련된 책은 있지만 왜 인간 사용 설명서가 없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자신의 사태를 명료하게 인식하고 과학에 흥미가 생기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인간에 대한 사용 설명서를 찾아냈고, 인간을 안내하는 안내서이자 인간의 관계와 행동을 이해함에 있어 과학적 사고를 가지고 보는 법을 소개하고자 했는데, 그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책은 8살 때 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고 성인이 되어 ADHD를 진단받았으며 범불안장애까지 동반한 채 삶을 살아가고 있는 과학자의 인생 전반을 보는 시야를 담은 책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일반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의 수많은 결정들을 수초도 안되는 순간에 뽑아내는 최고 성능의 컴퓨터를 활용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자폐 스펙트럼과 ADHD를 갖게 되면 결정에 있어서 쉽게 일반화하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일반적이라고 여기는 과정에 도달하기 위해 셀 수 없이 많은 경험치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자신만의 방법을 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야했는데 그 방법이 꽤나 여러가지였다.
인간의 행동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단백질을 에너지 측면에서 이해하고 분석하며 대안적인 형태와 결합에 대해 생각하거나, 우리가 흔하게 아는 mbti와 성격 유형과 결합하여 자신만의 인간유형을 구별하기도 했고, 방정리가 힘든 AHDH의 성향을 엔트로피와 열역학으로 설명하기도 했는데 이 부분은 꽤나 과학자 다운 발상이라고 느껴졌던 부분이었다. 이외에도 자폐스펙트럼의 특성상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에 대한 이야기와 빛의 스펙트럼으로 공포를 분류하고 공포를 다루기위해 노력한것이 느껴지던 챕터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인간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전동자와 파동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공명은 정확히 이해할 수 없지만 인간 관계에 있어 상대와 파동과 진폭의 관계가 상당하다는 걸 어림 짐작할 수 있었고, 베이즈 정리를 통해 인간관계를 다루기 위해 활용하는 방법은 꽤나 머릿속 폭풍을 정리하는데 요긴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던 부분이었다.
일단 이 책은 과학적 수많은 이론이 함께하고 있어서 지극히 문과적 두뇌를 가진 내게 범불안장애급 걱정거리를 안겨줬지만 자폐스펙트럼과 ADHD를 갖고 살아가는 카밀라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이해를 하다 보니 이론이 받아들여지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과학은 인간의 행동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핵심을 제공해 주고, 인간 사용 설명서를 대신할 수 있다는 카밀라의 이론적 설명이 그녀에게 있어 꽤나 효용적이고 체계적이며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겠다는 이해를 도와준 책이었다.
어려웠지만 다른 시선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평범한 것이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수많은 노력들이 이해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