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공장 블루스 - 매일 김치를 담그며 배우는 일과 인생의 감칠맛
김원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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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카피라이터 생활을 하다 어느 날 모친 박미희 여사가 20년간 운영해온 김치공장으로 이직을 했다.
사원이 아닌 부사장으로 오자마자 승진하고 무거운(?) 직급을 달았지만 이 회사에서는 누나 혹은 이모로 불리며 여러 모로 쓰임을 찾아가게 되었고, 싫은 소리 한마디 할바엔 자기가 직접 하는게 편하다는 마음가짐으로 가족같은 분위기의 회사 경영을 배워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치 공장의 일들이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일인줄 처음 알았다. 물론 일년에 한번 치르는 집안의 연례행사인 김장을 해봤기 때문에 이게 얼마나 힘든일인지는 대충 알긴 했지만, 집안에서 하는 김장과 달리 김치공장에서는 기계화로 돌아가는 공정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품이 많이들고 사람의 손길이 하나하나 필요로하는 일이 라는걸 알지 못했던게 사실이었다. 수많은 재료가 필요로하고 하나 하나의 신선도가 김치 맛을 좌우하며, 특히 주 재료인 배추의 품질이 김치 맛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지 못했었다.

'네팔인이 양념을 하고, 한국인이 양념소를 넣고, 중국인이 양념을 버무려, 한국인이 비닐을 끼우며 네팔인이 무게를 달고, 태국인이 비닐을 붙여 몽골인이 라벨을 붙이고, 한국인이 택배를 포장을 한다' -P44

언뜻보면 말장난 같지만 사실이었다. 글로벌하게 움직이는 공장 속 인력들, 네팔의 아리랑을 노동요로 들으며 일하고, 본능같은 휴식시간을 귀신같이 챙겨가며 밥힘으로 일을 해내는 일꾼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글로벌한 김치공장의 하루를 체험하는 기분이었다.
이외에도 김치공장의 클레임은 내가 상상하는것을 초월했다. 입맛이라는게 사람마다 다르다는 약점과 김치는 숙성하여 맛을 들여 먹는 제품이기 때문에 끼니마다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라는 표현이 대뜸 상상되어졌다. 어려운 김치 사업이라는 말이 절실히 이해되었던 부분이었다.

속재료값이 올라도, 코로나로 공장 운영이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온 점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장일은 매일매일 단순 작업을 해내는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한것보다 더 복잡하고 인간 냄새나는곳이라는걸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던것 같다.
김치만큼이나 맛깔나는 김치 이야기, 카피라이터의 센스가 돋보이는 공장의 일상을 담아내는 작가님의 글빨이 참 맘에 들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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