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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인 내가 어느 날 직장인이 되었다
전은영.김소라 지음 / 동녘 / 2022년 10월
평점 :
페미니스트, 꽤 멋진 단어이자, 어떻게 보면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는 페미니즘을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기에, 남자 여자 성별에 차별 두지 않고 평등한 삶을 주장하는 이들을 대변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에서는 흔히 남자 혐오자들을 대변하는 단어로 쓰이니 현실을 아는 만큼 속이 쓰렸다.
이 책에는 작가님 두 분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는데, 페미니즘이 시작하기 전부터 과도기,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겪었던 일들에 대해 담담히 담아내고 있었다.
90년대 한참 과도기였던 시대를 살아온 분들이라, 디시인 사이드 메르스 갤러리가 쏘아 올린 메갈이라는 단어도 서슴없이 나오고, 페미는 걸러야 한다고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시기도 버텨낸 이야기들이 동시대의 사람으로서 안타깝고도 대견하게 느껴졌다.
남녀평등을 외치고, 열심히 공부를 했건만 취업 전선에서부터 여자들은 차별이 존재한다는 걸 뼛속 깊이 알게 된다. 힘들게 그 고비를 넘겨 취업에 성공해서도, 여자들의 삶은 녹록지가 않다. 특히 기자였던 작가님은 남자들과 대등하게 살고 싶어도 대등할 수 없거나, 대등하면 눈초리를 받는 상황을 이야기했다. 여자와 남자 간의 거리는 당연히 존재했고, 남자들은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 술자리지만 여자들에겐 소문과 몸가짐에 대해 조심해야 하는 자리이며, 상황이 악화되면 스캔들이 될 수 있다는 걸 이야기했는데, 이건 남녀 성비가 비슷한 회사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부당한 상황이라는 걸 왜 여자들은 공감하고 남자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걸까? 여자 답지 못하면 여자 답지 못하다. 너무 여성스러우면 여자 짓 한다는 오명, 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 시대를 살아오면서 알게 했던 부분들, 무차별적인 여성 혐오에 화내는 것도 가부장제에 부당함을 이야기하는 것도, 미투 운동이나 데이트 폭력을 수면 위로 올려 쟁점화하는 일도 우리가 결국 해야 하는 일이라는걸 알게 했다.
물론 직장인이기에 전면에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지 못하는 묘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누구라도 공감할 만한 사회적 분위기가 용기를 주저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회에 녹아있는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의 공감을 얻을 책이었다고 생각하며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