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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도 분명 고양이가 있을 거예요 - 25년간 부검을 하며 깨달은 죽음을 이해하고 삶을 사랑하는 법
프로일라인 토트 지음, 이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9월
평점 :
대학병원 병리과에서 4000여 구가 넘는 시신을 부검할 수 있게 도와주는 부검 어시스트이자, 애도 전문가인 작가님이 죽음과 함께 살아가면서 겪은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라고 했다.
열 살짜리 어린아이였을 때조차 시체를 다루는 일에 관심이 있었다고 했다. 처음 부검 어시스트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였지만, 아버지와 할머니의 죽음에서 영적인 존재와의 소통, 그리고 간호사인 엄마의 직업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죽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법의학 교과서를 우연히 접하게 되며, 지금의 직업을 선택하는 이야기가 꽤나 흥미롭게 담겨 있었다.
내가 아는 부검은 사건 사고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단서를 찾는 여정이거나, 질병의 진단을 위해서 시행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부검실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심장, 식도, 폐로 구성된 흉부 내장을 제거하는 일, 두피를 벗기는 일, 여러 장기를 떼어내고, 피부와 뼈 사이 결합조직을 해체하는 일에 대해서는 상상도 못했던 지라 디테일한 업무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꽤나 놀랍고, 신기하고, 내 호기심을 자극했던 부분이었다.
이외에도 부검은 고인의 가족의 동의가 필요한 업무라는 것, 최대한 살아생전의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숨은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라는 걸 새삼 알 수 있었다.
애도 전문가로서 가족들과 고인의 마지막 인사를 위해 운영되는 작별의 방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기존 업무에 방역에 관한 작업들이 추가되며 온갖 고생을 더한 이야기들도 현장의 생생함을 담고 있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전문가들의 노력들로 사람들의 마지막을 인간답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고, 꽤나 고마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고양이와 죽음의 상관관계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찾아보려 했지만 그건 실패했다. 다만 우리는 살면서 한 번은 죽게 되고, 남들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면 그들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존재가 되어야 하는데 죽은 사람과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을 돌보는 일은 꽤나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꽤나 생생한 죽음에 관한 특수 직업의 이야기, 죽음에 대한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을 받게 해준 책이었기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