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법서 중 만화를 영화식으로 만드는 방법을 담은 책이라길래 궁금했다.특히 애니 강국인 일본에서 나온 책이니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담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첫 장을 읽자마자 내가 생각하던 작법서와는 완전히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림 그리는 방법 위주일 거라 생각했던 책 내용은 내 짐작과 다르게 일본 만화가 걸어온 역사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1986년 토머스 에디슨의 발명품인 키네토스코프라는 상자 속에서 영상을 구멍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하여, 한편 만화가 몇 칸으로 이어져 구성된 연속만화의 탄생, 필름 만화 형식의 시작까지 꽤나 일본은 꽤 오래전부터 만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일본의 오랜 만화들은 풍자화에서 벗어 날 수 없었으나, 미국의 미키를 따라잡기 위해 일반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캐릭터의 시선을 보여거나 클로즈업하는 등 영화의 기본적인 숏과 편집 방식을 담아내는 만화 기법들로 영화적 수법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외에도 산업주의가 발달하며 순수예술과는 전쟁이 선포되었지만 구성주의를 표현하며 여러 형태로 재 탄생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몽타주의 연속 배치 방법, 디즈니를 따라잡고 러시아 아방가르드 영화와 유사한 연출 기법으로 탄생한 <모모타로 바다의 신병> 이란 영화에 대한 소개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그 시대에 가장 색다른 표현으로 시선을 정리하고 표현해낸 작품에 대한 소개가 꽤나 흥미로웠고 꼭 감상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갖게 했다.일본은 국책으로 디즈니 연구를 시작했다고 했다. 아시아권에 퍼진 디즈니 시장을 보며 민중은 만화에 대한 욕구가 강하며 어린아이들은 항상 그것에 끌리고 공영권에 뒤떨어진 사람일수록 그것에 약하기 때문에 일본형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것은 국력이자 정치라고 주장하며 애니를 꽤나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점이 그들이 이 자리까지 오르게 된 이유가 아닌가 생각도 들게 했던 부분이었다.영화적 수법을 정리하여 작법 책으로 만들어 놓은 데즈카, 영화로 이것을 표현한 이시모리. 그들의 작품들에서 여러 실험정신들을 엿볼 수 있었고 이런 끊임없는 노력 끝에 내가 감탄하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걸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던 것 같다.물론 영화와 만화 영화는 다르다. 하지만 영화적 기법을 활용하고 만화 영화는 끊임없이 더 발전하고 표현의 범위가 더 광범위해졌고, 인간의 상상의 끝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법서를 읽으며 공부를 해야 하지만, 애니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만화가 그려지고 만화 영화로 이어지는지 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처음이라 꽤나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