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싸한 기린의 세계 - 스물하나, 여자 아닌 사람이 되었다! 오 마이 갓. 이거 살맛 나잖아?
작가1 지음 / 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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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가 정말 많았는데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구구절절 맞는 말, 특히 삼십 년 넘게 가슴 한편에 묵은 체증을 가진 사람들을 대변하는 사이다 같은 행동과 발언으로 시원함과 통쾌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줬다. 

이 책은 묵묵히 페미니스트로 살아온 작가님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는데, 누구에게도 해끼치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참지 않으며 본인만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는 모습을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풀어내고 있어서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진지함이 나를 사로잡았다.

'화'라는 주제에서는 기린이가 뿅 망치를 들고 참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남자들이 생각하는 평화로운 시대는 성희롱을 농담처럼 던지던 그때, 가정폭력을 당한 여자가 눈가에 멍을 지우기 위해 계란 문지르는 것을 개그코드로 사용하던 시기를 말하는 거였고, 행복한 시기가 아닌 지금의 시기를 안타까워했는데, 여자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기를 참고 견뎌 이제야 드디어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시기가 왔음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평화는 한쪽이 참는 것이 평화가 아님을, 모두가 참지 않고 할 말을 하는 시기가 오히려 평화를 부를 수 있는 기회임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남녀 간에 범죄가 일어나면 으레 여자의 옷차림이 불량하다거나 타인이 오해할 만한 미소를 지었다든지, 여자들의 조심성이 부족해서 남자를 가해자로 모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끝없는 화살을 받게 되는데, 인간 대 인간으로서 누군가의 잘못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초점을 두고 남녀 간의 싸움에서 벗어나는 논점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슬프게도 이 싸움은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고, 무엇이든 뚫는 창에 비유한 작가님이 천재라고 느껴지게 했다.

페미니즘이 어느 순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성별에 의한 불합리한 상황에 처해보지 못한 남성들이 자신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간다며 무분별하게 화내고 페미니즘 자체를 병처럼 취급하는 것을 온라인상에서 자주 목격하곤 하는데, 페미니즘이란 누군가를 차별하고 범죄자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들은 몸으로 쉽게 돈 벌잖아라는 말을 쉽게 꺼내는 남자 사람에 대한 에피도 기억에 남는다. 이런 경험을 나도 한 적이 있는데, 이때 들었던 나의 생각과 기린의 생각은 같았다. 한 번도 살면서 여자라서 몸으로 쉽게 돈 번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는 것,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하고 경쟁해서 내 능력으로 돈을 벌어왔건만, 이 남자 사람은 어디서 몸으로 쉽게 돈 번 여자들을 만났다는 건가? 본인은 역시 그런 환경을 접했다는 말인건가? 영상, 창작물, 현실 등 건강한 인간관계가 필요한 그런 성별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현실을 좀 살자!

여자라면 좀 꾸미라는 말에 당당히 내면을 꾸미겠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비혼주의는 너의 이기심이라는 말에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내 미래를 내가 선택하겠다는 소신, 성차별을 당하지 않은 여자일지라도 여성 대상 범죄를 왜 같은 여자로서 화를 내야 할 부분인지 생각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페미니스트로서의 작은 걸음걸음이다.

페미니스트는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누구보다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공평함과 평등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누구 하나 모나지 않게 둥글둥글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을 위해 페미니즘을 다룬 이런 책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특히 작가1님의 기린이가 더더더 많이 흥하고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응원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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