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괜찮은 죽음 - 살아 숨 쉬는 현재를 위한 생각의 전환
헨리 마시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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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에서 정치학과 철학, 경제학을 공부했던 작가는 행정적 직업을 가질 운명이었으나 자기 연민에 빠져 대학을 그만두고 잉글랜드 북부 탄광촌에서 병원 보조원으로 일하며 외과 의사들이 수술하는 모습을 구경하며 6개월을 지내다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현재 신경외과 의사가 되었다고 했다.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일은 뇌 안에 종양을 없애는 일을 한다고 했다. CTA, MRI 영상 등으로 환자의 병변을 직접 확인하고 여러 동료 의사들과 아침마다 컨퍼런스를 진행하여 수술 집도 여부, 집도 과정에 대한 상의 끝에 자신의 일을 시작한다고 설명했고 30년간 수술실을 오가며 만난 수많은 환자들과의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었다.

흥미로웠던 건 신경외과 의사의 수술실 안의 상황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며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상황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두통만 있고 파열되기 전의 동맥류를 가진 여성의 수술을 진행하던 일도 그랬다. 간단하다면 간단할 수술이었으나 수술기구의 고장으로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에 대한 서술에서도 느껴졌다. 이외에도 수술 후 2-3개월밖에 못 살 것으로 생각되는 환자의 수술을 진행해야 할지, 뇌종양과 출산을 같이 진행해야 하는 임산부의 수술 이야기, MRSA라는 병원 감염 환자의 수술 일정을 잡는 일, 자전거에서 떨어져 심각한 외상의 환자가 수술을 진행할 경우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갈 것이 예상되는데도 수술을 결정해야 하는 것인가 등 윤리적인 관점, 인간 삶의 존엄성등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이야기들이 꽤나 사실적으로 담겨 있었다.

실제로 수술 동의서를 받을 때 1~5% 정도의 확률로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을 고지하곤 하는데, 대부분은 이런 부작용이 없겠지만 수술전 동의서를 작성하기 위해 설명하게 된다고 설명하곤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작은 확률의 부작용으로 심각한 장애를 얻거나 죽음에 이르는 일은 일어나며, 환자들은 그 일을 직접 겪는다는 걸 지켜본 바로는 환자들은 수술 동의서에 동의하기 전 주치의에게 질문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에피에서 작가님의 이야기가 꽤나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

수많은 이야기 중에 내게는 진실을 말할 용기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죽음을 몇개월쯤 앞둔 자신의 환자에게 희망만을 전하는 주치의가 아닌 실제 남은 기한에 대해 진실하게 나누는 대화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사실을 전달하며 오히려 힘겨워하는 의사로서의 입장, 그에 반해 환자의 초연한 모습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지만 분명 사실이자 상황이 잘 느껴졌던 에피였다. 내가 아파서 주치의를 만난다면 이런 인간적인 사람에게 수술받고 치료받고 싶다는 생각과 불일치하게 나와 내주변 사람이 뇌를 여는 일이 없길 바라게되며 제발 만나고 싶지 않은 주치의로 신경외과 의사가 떠오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일상의 사람이라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지내는 생활을 할 리가 없다. 하지만 인체에서 가장 중요하다면 중요한 뇌를 다루는 신경외과 의사가 직업이라면 매 수술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이런 에피를 읽으며 독자들에게 죽음에대해 생각할 기회, 그리고 현재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해볼 순간을 만들어준 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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