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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즈 어웨이 ㅣ 안전가옥 쇼-트 12
배예람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3월
평점 :
3편의 좀비 이야기가 날씨가 더워지는 요즘 딱 어울릴 소설
주인공 재인은 분위기에 홀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재인의 절친 혜나는 어디서나 반짝반짝 빛나는 주인공 같은 사람이었다. 다른 것도 특출나지 못했지만 특히나 재인은 피구를 못했는데, 혜나는 그것이 못내 안타까운지, 조금 더 잘 할 수 있도록 재인을 매번 도와주려는 혜나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었다.
['넌 발이 빠르니까 괜찮아']
혜나에게 공을 받고 던지는 법을 배웠고 살아남은 후에 집중하는 법을 익혔다. 아무리 특별 과외를 받아도 늘지 않는 실력에 이번에도 어김없이 피구하는 날은 돌아왔다. 재인에 유독 눈을 불을 켜며 노리는 3반 반장과의 승부 날, 이번에야말로 경기 중에 딱 한 번 한 번만이라도 공을 잡아 제대로 던지기 위해 목표를 바라보던 그때, 주인공 앞으로 매서운 공이 날아왔다. 누가 던졌는지 파악할 수도 없었지만, 반사적으로 공을 품에 안았고, 자신만만하게 뿌듯한 표정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자, 자신을 바라본 반 친구들 모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는데...
재인이 처음으로 용기내 잡은 공은 3반 반장의 머리였다.
이때부터 청소년 드라마에서 좀비 영화로 장면이 극적 전환되며 학교는 아수라장이 되어버린다.
평범한 주인공과 혜나는 우정 이상의 감정을 교류하는 사이였고, 그 매개가 피구였다. 혜나는 주인공에게 항상 발빠르게 살아남는것을 가르치고 싶어 했고, 재인은 혜나의 마음에 보답하고자 한 번이라도 게임에서 살아남아보고자 나름의 노력을 시도 하려 했고, 하필이면 노력한 그날 학교는 좀비 떼의 습격으로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는데
평화롭던 학교가 뒤바뀌는 순간이 꽤나 좀비 영화처럼 실감 나게 그려졌다. 놀라서 정신 차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재인은 혜나 한 사람만 떠올리며 자신의 안전이 아닌 만남을 위해 달려나갔고, 둘만의 비밀 장소와 강당으로 위험을 무릎쓰고 혜나를 찾아다니는 재인의 행동에서 자신의 생존보다 혜나와의 만남에 집중도를 높혀 살아남는 모습이 좀비물의 주인공 다운 모습이라고 느껴졌다. 마지막 사투인 클라이맥스에서 열린 결말로 마무리해 좀비 시리즈의 첫 스타트부터 굉장히 스펙터클하게 마무리한 게 꽤나 맘에 들었다.
첫번째 피구왕 재인이 말고도 좀비즈 어웨이와 참살이404는 좀 더 참신한 소재의 소설이었다. 그중 개인적으로 좀비즈 어웨이가 좀 더 마음에 들었는데, 좀비가 활약하는 무서운 공간이 아니라, 좀비란 생명체와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에서의 한국 사회의 모습을 다룬 게 독특했다. 생존자들은 건강하고 감염 증상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했고, 세상은 좀비를 먹으면 좀비에게 물려도 감염되지 않는다는 헛소문과 감염자를 데려오면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사람들은 살아남는 방법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세상이었다.
주인공은 살아남는 의미도 제대로 찾지 못했지만 어째든 살아남기 위해 좀비를 불법적으로 거래하는 곳에서 일하게 되었고, 그러다가 머리와 팔만 남은 생존자를 만나 자신의 생존을 건 모험을 만난 지 얼마 안 된 머리와 팔만 남은 아이와 함께하는 이야기였다.
코로나가 세상을 집어삼키면서 우스갯소리로 우리에게 좀비가 되는 현실이 생겨도 일상은 돌아갈 거라고 했는데, 왠지 이 책을 읽고 정말 그렇지 않을까?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아무리 삶에 의미를 잃고 살아감에 의욕적이지 않아도 살아가게 된다는 걸 좀비라는 소재로 잘 표현해 낸 것 같았다. 조금은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꽤나 열심히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느껴져 다른 의미로 신기했고, 오싹했으며, 안전가옥 시리즈랑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신한 이야기를 매번 전해주는 안전가옥 시리즈 팬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