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의 용서를 배우다 - 왜 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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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년시절은 부모님의 불화와 이혼, 버림 받은 상처로 얼룩져있다. 나는 오랜시간 부모님을 원망해왔고 그런 나를 방관한 주변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미워했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사람들이 내 인생을 이리도 불행하게 만들다니 인생이 저주스러웠다. 내 입에선 원망과 분노, 미움과 자기 비하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나는 '용서하라'는 말만 들어도 치가 떨렸다. '그러는 당신은 다정한 부모 밑에서 행복하게 살지 않았는가?'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나는 '용서하지 못하는 저주'에 갇혀 있었다.

그런 나에게 하나님은 부모님의 아픔을 보게 하셨다.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부터, 아니 그 두 사람이 부부의 인연을 맺기도 전부터 그 속에 응어리져 있던 상처를 보게 하셨다. 그리고 그들의 일그러진 자아상이 스스로를 괴롭게 하고 상대방을 괴롭게 했음을 알게 하셨다. 내 부모 이전에 그들 또한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들임을, 하지만 그 사랑을 철저하게 받지 못했음을 보게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라는 이유로 최선을 다해 나를 보호하고 지키려 했던 그들의 진심을 보게 하셨다. 그들의 사랑을 보게 하셨다.

하나님은 말씀하셨다. "너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사랑받고 있었단다. 무엇보다 나는 너를 정말로 사랑한단다. 어느 누구도 이 사랑에서 너를 끊을 수 없단다." 부모님에 대한 원망으로 찌들어 있던 나는, 고통 속에 허우적대고 있는 부모님을 용서하게 되었고, 비로소 자유를 얻게 되었다. 하나님이 나를 '용서하지 못하는 저주'에서 해방시켜 주신 것이다.

요셉은 분명 상처 받았다. 가족에게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그의 인생은 저주를 받은 것 같았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의 인생을 건지셨고, 이전엔 헤아릴 수 없던 하나님의 큰 그림 안에서 그를 통해 온 가족이 하나가 되었다. 비로소 한 가문이 자유케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용서'의 위력을 깨달았다. 용서는 종교적인 학대가 아니다. 가해자를 사면해주는 일방적인 헌신도 아니다. 용서는 죄로 인해 허우적대는 인간들의 삶을 구원해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 길은 예수님이 몸소 보이셨고, 이 은혜를 입은 그리스도인들은 용서의 길을 걸어야 한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깊은 지혜가 담겨 있는 책이다. 2022년의 연말을 깊은 은혜와 묵상 가운데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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