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8
범유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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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소개에서 내 흥미를 끈 부분은 백정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조선 시대에 백정이라고 하면 흔히 알려져 있듯이 양민인 일반 백성들 아래에 있는 매우 천한 계급이었다는 것, 일제강점기에 형평운동이 일어났다는 것 말고는 솔직히 크게 기억나는 점이 없다. 또 왕, 양반을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의 작품들은 많았지만, 평민도 아닌 백정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은 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주인공 두메는 백정이면서 여자이다. 매우 총명하여 가르침을 빠르게 습득하지만, 신분과 성별의 제약으로 항상 갈증을 느끼는 인물이다. 이 책은 읽는데 1~2시간 정도 걸리는 짧은 책이지만 그 당시 사회 면면의 다양한 모습을 다루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군상을 보여주는 점이 인상 깊었다. 백정 신분으로 양반집 양자가 되어 형평운동을 하지만 백정촌에 찾아와 주지 않는 대송 오라버니, 두메에게 다정하게 잘 대해주지만, 사실은 독립운동가를 팔아 큰 부를 쌓은 오름 아저씨, 여자가 배워 무엇하냐며 두메가 공부하는 것을 막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 가족들을 굶주리게 하지만 한때는 의병 활동을 했던 아버지 등등 어떤 면에서 보면 좋은 사람이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나쁜 사람일 수도 있는 부분을 고루 잘 담았던 것 같아.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이렇게 양면적인 모습을 다 가지고 있지 않을까?

 책의 이야기는 열린 결말로 끝나지만 나는 두메가 경성으로 가서 잘 배워서 훌륭한 사람이 됐을 것이라고, 자신처럼 공부에 목마른 어린아이들을 도와주는 좋은 어른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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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주원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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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성폭력을 피해 집에서 가출한 예지.

 예지가 겪게 되는 길에서의 일들은 너무나 잔혹해서 책을 읽어나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소설에 묘사된 잔인한 일들보다 더 무서웠던 건 이런 말도 안 되게 비인간적인 일들이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어쩌면 나랑은 관계가 없을, 나는 겪을 일이 없을 일들이라서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일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기함할만한 사건들을 통해서 우리는 이 일들이 사회의 그늘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굵직한 사건들이 많이 있었다. N번방, 버닝썬 등등...

 이 책의 주인공인 예지를 비롯한 주변인들 청, 사이판, 정화 등등의 아이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착한 아이들이 아니다. 착한 사람들도 아니다. 분명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가해자들이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사랑받고 자랐다면 이렇게 될 수 있었을까?

 나는 고등학생쯤부터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비록 부유한 건 아니지만 내가 갖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사줄 수 있는 부모님이 계시고, 또 그 두 분이 나를 사랑하시고 언제나 나를 믿고 지지해주신다는 것. 내 인생에서 어떠한 풍파가 와서 내가 좌절하고 무너질 때도 든든히 응원해주시고 버팀목이 되어주신다는 것이 얼마나 운이 좋은 일인가. 이런 부모님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저 내가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내가 이러한 부모님을 가지려고 특별한 노력을 해야 했던 것은 아니다. 부모님은 그저 항상 나를 사랑해주시니까. 반대로 거리를 방황하는 아이들도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다. 좋은 집에서 사랑받고 자랐다면 거리를 떠돌며 잔혹한 일들을 경험할 필요도 없었겠지. 너무 사실적이어서 더 무섭고 소름 끼쳤던 소설이었다.

 소설 내용도 인상 깊었지만, 이 책을 모두 다 읽고 내 머릿속을 계속 맴도는 구절은 사실 작가의 말에 있었는데 이 부분을 인용하며 서평을 마무리하려 한다.


"가정으로 복귀하는 청소년이 그러지 못하는 청소년보다 의식 수준이 높거나 도덕성이 강하다고 보는 시각은 단언컨대 거짓에 가깝습니다. 제가 집으로 돌아간 이유는 계속 집밖에서 생활할 용기가 없고 두려워서였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듯 저를 찾으려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찾는 시늉이라도 하는 가족 구성원이나 가출 청소년에게 관심을 갖는 선생님 혹은 관계자가 있는 친구는 집으로, 학교로 돌아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즉, 청소년의 의지가 복귀의 결정적인 요인은 아닙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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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이솝 우화 전집
이솝 지음, 최인자 외 옮김, 로버트 올리비아 템플 외 주해 / 문학세계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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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이솝우화. 하지만 막상 이솝 우화의 이야기 중 하나만 얘기해보라고 한다면 쉽게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이 책에는 358가지의 우화가 담겨있는데 대체로 반 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들이 많아 짬이 나는 잠깐잠깐 사이에 읽기에 좋다. 이 책을 읽기 이전에는 이솝우화와 그리스로마신화 사이에 딱히 관련성을 인지하지 못했었다. 그냥 이솝 우화에 신이 나온다는 것 정도?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솝이 그리스 사람이니까 이솝이 말하는 신이 제우스였으리라는 것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확실히 엄청 오랜 옛날부터 전해오는 이야기들이다 보니 현대의 관점으로는 부적절한 혐오적인 표현이라 생각되는 이야기들도 있긴 하지만 그냥 감안하고 보면 볼만하다. 때로는 맨 아래에 쓰인 교훈이 이야기의 내용과 어떻게 매치가 되는 건지 조금 의아한 것도 있긴 하다. 그 이야기에서 그러한 교훈을 끌어낸 사람이 왜 그렇게 생각했을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야기를 조금 더 꼼꼼히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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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7kg 빠지는 다이어트 레시피 - 35만 유튜버 욜로리아의 맛있는 저탄고단 레시피 90
송혜영 지음 / 길벗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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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개월 전 앉아만 있어도 허리며 무릎이며 어깨가 너무 아파서 건강을 위해 요가를 시작했다.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매일 1시간씩 요가를 열심히 했더니 근육이 붙어서 제법 살이 빠져 보이긴 하지만 체중의 변화는 크지 않다. 건강해지기 위해 운동을 하긴 했지만 먹고 싶은 대로 마음껏 먹은 것의 결과이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알게 되었다. 흔히 요리책이나 레시피를 보더라도 그것을 직접 요리하기는 쉽지가 않다. 요리책에는 항상 낯선 재료들과 어려운 요리법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냉장고에 항상 있을 법한 친숙한 재료들과 30분 안에 끝나는 간단한 요리들을 소개하기 때문에 따라 해보기가 아주 좋았다. 더 좋은 점은 저자인 욜로리아님이 유튜버기 때문에 유튜브에 각 요리의 제목을 검색하면 영상으로 된 레시피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인데 이 영상들 또한 10분 안쪽으로 간단히 보고 따라 할 수 있다.

 이제 운동에 더해 식단까지 같이 하면 살이 쭉쭉 빠지려나~ ㅎㅎ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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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맞지 않는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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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에 대한 소개 글을 읽었을 때 최근 넷플릭스에서 인기 있었던 웹툰원작 드라마 스위트홈이 생각났다. 사람이 괴물로 변하게 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내용은 완전히 달랐다.

 작년부터 여러 책을 읽었지만, 이 책처럼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던 책은 없는 것 같다. 주인공인 미하루는 벌레로 변한 아들 유이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지만, 남편인 이사오와 다른 가족들은 다르다. 괴물로 변한 자식이 자기 자식인지 모르고 죽인 사람도 있고, 알면서도 죽인 사람도 있다. 형제가 죽인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생선으로 변한 아들을 먹은 사람도 있다. 벌레로 변한 아들을 어떻게든 끌어안고 가보려는 미하루와는 달리 남편 이사오는 아들이 벌레로 변한 것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사망신고 등의 처리를 빠르게 해치우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벌레로 변한 저것은 자기 아들이 아니라며 집에서 쫓아내려고 한다. 처음에는 이런 이사오의 태도가 친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냉정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벌레로 변한 아들의 묘사를 읽으면 읽을수록 과연 나라면 저런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괴물이 우리 집 거실 소파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견딜 수 있을까 싶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미하루의 모정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지 않다. 다양한 가족 군상을 보여주며 다양한 가족의 관계, 가족의 사랑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읽는 내내 여러모로 소름 끼치는 책이었다. 나중에 나도 자식을 낳고 엄마가 된 후에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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