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 마을에서
사노 히로미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8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이번 책의 서평은 정말 스포를 작정하고 작성하는 서평이다.


 그러니 스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제발 이 글을 읽지 마시길 바랍니당...





 내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 중에 이런 가사가 있다.


 '결말을 알고도 재밌는 책이 사실 가장 좋지 않니'


 나는 책도, 영화도 결말을 알고 보는 것을 좋아한다.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참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성격이 급해서 그런걸지도... 그리고 결말을 알고 책을 읽으면 결말을 모르고 읽을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눈치챌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또, 역시 재밌게 잘 쓰인 책은 결말을 알고 읽어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추리소설은 반전에 놀라는 맛도 있기 때문에 굳이 결말을 미리 찾아보지는 않는 편이다. 그래도 책을 읽는 중에 너무너무 결말이 궁금하면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검색해서 찾아보곤 한다. 

 

  '누군가 이 마을에서'도 그런 케이스였다. 출퇴근길의 전철에서 잠깐잠깐, 자기 전에 일이십 분 읽는 거로는 속도가 잘 나지 않았는데 책의 중반쯤 들어서니까 결말이 너무너무 궁금했다. 어느 밤, 시간은 한시를 넘어가고 있고, 내일 출근해야 하는 나는 6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책은 이제 겨우 중간을 지나고 있어 결말까지 보려면 밤을 꼴딱새게 생긴 그날, 폰을 들어 슬그머니 결말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이 책이 출판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서평 글이 거의 없는 것이 아닌가 ㅜㅜ 결국 스포는 찾지 못하고, 궁금한 마음을 꾹 참으며 잠들 수밖에 없었다. 나는 잠들며 다짐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꼭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스포글을 쓰리라....


 이 책은 초반에 두 개의 사건이 번갈아 가면서 서술된다. 두 사건의 화자인 인물도 다르다. A 시점에서는 나는 변호사 사무소에서 잔심부름하는 직원이고, B 시점의 나는 어떠한 범죄로 아들을 잃은 엄마이다. 초반에는 이 A 상황과 B 상황이 어떤 연관이 있는 건지가 매우 궁금하다. 이 책을 어느 정도 읽은 사람들이 이 글을 찾아본다는 전제하에 결말부터 얘기하자면 실종된 일가족은 아들을 잃은 B 시점의 '나'의 옆집 사람, 그리고 마키는 그 일가족의 일원이 맞다. 즉, 변호사 친구의 딸이 맞다. 그리고 실종된 일가족은... 이미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다.... 이 정도면 궁금증을 푸는 데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됐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가 어떻게 풀려나갈지는 직접 읽으면서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오랜만에 읽은 추리소설이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정말 시간 가는지 모르고 푹 빠져서 읽은 책이기도 했다. 이게 바로 추리소설의 매력이 아닐까ㅎㅎ 단순 범죄 이야기가 아닌 사회 문제를 담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해볼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나도 마을 사람들같이 행동했었던 적을 떠올리며 부끄럽기도 했고, 료코씨같이 행동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부럽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요즘 사회의 모습이 이 하토하 마을과 비슷하지 않나 하는 걱정도 들었고, 그 안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모로 재미와 깊이를 두루 담아낸 소설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